서울시에서 한강 리버버스 운행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 중순에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문제가 이슈가 되었을 때 당시 해결책으로 제안되었던 수상버스가 구체화 된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여러 준비를 마치고 2024년 10월부터 한강 리버버스를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과연 한강 리버버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 한강 수상택시 사례와 비교해보고, 선착장까지의 소요 시간 등의 관점에서 분석해본다.
한강 수상택시
오세훈 시장은 한강을 좋아하는 시장이다. 과거 재임 시절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정책을 통해 한강에 새빛 둥둥섬을 만든 것도 오세훈 이었고,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도 오세훈이었다. 한강을 교통 수단의 하나로 바라본건 이번 한강 리버버스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강 수상택시 사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이 알지 못한다. 괴멸차게 실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하루 이용객 2만명을 예측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2011년 기준 하루 113명에 불과했다. 중간에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가 현재 어찌저찌 명맥은 이어서 운행을 하고는 있다. 출퇴근 시간과 관광용으로 운영하고 있다.
출퇴근 코스
출퇴근 시간 이용은 홈페이지나 어플, 전화로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요금은 편도 5,000원이고 마곡에서 여의도를 공유해 잠실까지는 1시간 20분, 여의도에서 반포를 공유해 잠실까지는 1시간이 소요된다.
출퇴근 | 서래나루 : 한강수상택시 (seoulwatertaxi.com)
관광용
관광용은 서래마을 승차장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출퇴근 코스에 비해 비싼편으로 2인, 30분 기준으로 5만원이고 1인 당 15,000원씩 추가된다. 시간이 초과되면 10분당 10%의 초과요금이 부과된다.
이용할 수 있는 선착장은 한강 동쪽에서부터 잠실, 뚝섬유원지, 성수, 서울숲, 잠원, 반포, 동작, 이촌나루터, 63빌딩앞, 여의나루, 국회의사당앞, 서울마리나, 선유도, 망원 14개 선착장이다.
한강관광 | 서래나루 : 한강수상택시 (seoulwatertaxi.com)
한강 리버버스
서울시에서 다시 한강을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한강 리버버스 사업을 들고 나왔다. 한강 리버버스 사업을 먼저 살펴본다.
운영 구간
- 일반 노선 : 마곡 – 망원 – 여의도 – 잠원 – 옥수 – 뚝섬 – 잠실(소요시간 75분)
- 급행 노선 : 마곡 – 여의도 – 잠실(소요시간 54분)
※ 상암, 노들섬, 서울숲 등 추가 예정
구간 별 소요 시간
- 마곡 – 망원 : 14분
- 망원 – 여의도 : 14분
- 여의도 – 잠원 : 21분
- 잠원 – 옥수 : 7분
- 옥수 – 뚝섬 : 13분
- 뚝섬 – 잠실 : 6분
- 마곡 – 여의도(급행) : 24분
- 여의도 – 잠실(급행) : 30분
선착장 위치
각 선착장 위치와 선착장 인근 지하철역에서 선착장까지 도보로 이동 시 소요 시간은 아래와 같다.
운영 시간
- 평일 : 6시 30분 ~ 22시 30분(일 68회)
- 주말 및 공휴일 : 6시 30분 ~ 22시 30분(일 48회)
배차 간격
- 출퇴근 시간 : 15분
- 일반, 주말 및 공휴일 : 30분
운영 선박
하이브리드 선박 8척(199인승)
요금
편도 : 3,000원(기후동행카드 68,000원권 이용 시 무료)
※ 향후 관광용으로 1, 3, 7일권, 주간 및 연간 이용권 운영 계획
이번 한강 리버버스 사업은 기존 한강 수상택시 사업의 실패를 거울 삼아 서울시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과거 한강 수상택시 사업의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꼽히는게 선착장과 연계된 교통수단 부족이었다. 서울시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한강 리버버스 선착장에 다양한 연계 교통수단 연결을 추진 중이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선착장은 접근성이 그나마 낫다. 여의도, 옥수, 뚝섬 선착장은 지하철역 출구에서 선착장까지 도보로 5분 내외라 지하철역과의 연계가 그나마 괜찮은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마곡, 망원, 잠원, 잠실 선착장은 지하철역에서 많이 멀다. 도보로 최소 10분에서 최대 22분까지 소요된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주변 버스 노선을 일부 조정해 선착장까지 걸어서 5분 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강 리버버스 운행 – 예상되는 문제점
문제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버스 노선 신설 및 조정은 이미 서울시에서 해봤다가 실패했다는 데 있다. 잠실역과 잠실 선착장의 연계 교통을 강화하기 위해 8331번이라는 버스가 투입된 적이 있다. 그러나 수요 부족으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선된 역사가 있다. 단순한 버스 노선 조정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설령 노선 운영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효율성 대비 세금으로 투입되는 금액이 커서 비효율적인 운영이 되게 된다. 세금 낭비라는 이야기다.
소요 시간으로 봐도 메리트가 떨어진다.
가양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잠실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잠실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경우 약 48분, 1,800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같은 구간을 한강 수상버스로 이동 시 54분이 소요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6분이 더 오래 걸린다. 그러나 한강 리버버스의 경우 선착장까지 이동하고 다시 선착장에서 나와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추가로 더해진다. 각각 5분씩만 잡아도 10분이 더 추가되게 된다. 단순 시간 계산으로 15분 ~ 20분이 더 걸리는 이동 수단을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이용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심지어 위 소요 시간은 리버버스 급행 소요 시간 기준인데 급행은 운행 횟수도 많지 않아 시간 맞추기가 더 어렵다. 10분에 한 대씩 오는 9호선 급행이랑은 비교가 불가한 수준이다.
한강 리버버스가 앉아갈 수 있고 카페테리아 서비스까지 제공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출퇴근 시간에 교통 수단을 선정하는 데 있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름 아닌 소요 시간이다. 아무리 편하고 좋아도 빠르지 않다면 선택 받지 못하는 게 출퇴근 시간 교통수단이다. 이 점에서 한강 수상버스는 여전히 큰 약점을 보이고 있다.
정리 – 망할 것 같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한강 리버버스도 전작인 한강 수상택시와 비슷하게 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망원 선착장을 지정한 이유가 인근의 망리단길과 하늘공원 등의 관광수요를 고려해서 선정했다는데, 망원 선착장에서 하늘공원까지 직선거리로만 2km가 넘고, 지하철로도 두 정거장을 가야하는 거리이다. 누가 하늘공원에 방문하기 위해 한강 리버버스를 타고 망원 선착장에 내리겠는가? 하늘공원은 6호선 월드컵경기장에서도 20분을 넘게 걸어가야하는데 말이다.
옥수 선착장을 지정한 이유도 3호선을 통한 을지로와 강남 일대의 업무 지역 환승 수요를 고려한 것이라고 되어있다. 서울 한강 인근에 거주하는 누가 한강 리버버스를 타고 옥수 선착장에 내려서 3호선을 타고 업무 지역으로 간다는 것인가? 그냥 자기 집 근처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쉽게 업무 지역으로 갈 수 있는데 한강의 거센 강바람까지 맞아가며 리버버스를 타야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냔 말이다. 예를 들어, 잠실 선착장에서 옥수 선착장까지의 소요 시간이 19분인데, 잠실역에서 을지로 3가역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이 25분이다. 리버버스를 타고 옥수역에서 환승할 시간에 이미 직장에 도착해있다는 의미다. 다 떠나서 그냥 잠실역에서 옥수역까지 가더라도 지하철로 31분이면 간다. 선착장까지의 이동 시간을 감안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2호선 출근시간 지하철은 3분에 한 대씩 오는데, 리버버스는 15분에 한 대다. 경쟁이 되겠는가?
서울시는 한강 리버버스 이용자를 하루 2,300명으로 예상했다. 과거 한강 수상택시 이용객의 20배 수준이다. 과연 한강 리버버스가 서울시의 예상만큼의 인원을 수송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그렇지만 아마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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