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쟁과 비교를 참 좋아한다. 성장의 원동력인가 싶다가도 지나친 경쟁의 부작용이 저출산과 자살율 1위로 나타나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다. 부동산에서도 경쟁은 빠지지 않는 요소다.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더 나은 매물을 선택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에는 수도권에서 서울 편입 이슈로 주목 받았던 두 곳인 광명과 하남 중 어느 곳이 더 나은 상급지인지 부동산 가격, 교통, 소득수준,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통해 분석해본다.
광명 vs 하남 – 인구, 영유아 비율, 소득, 일자리 비교
광명과 하남은 모두 서울과 경계를 접한 경기도 도시이고 서울 접근성, 인구수도 서로 엇비슷하지만 위치로 보면 광명은 서쪽, 하남은 동쪽으로 서로 반대되는 곳에 있어서 비교해보기 적당하다. 두 도시들의 인구, 영유아 인구 비율, 일자리 수, 소득 수준 등을 살펴본다.
인구는 하남이 광명보다 약 5만 명 정도 더 많았다. 광명은 뉴타운 개발 등으로 일시적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 반면, 하남은 인구가 증가 추세이다. 광명뉴타운 개발이 완료되면 광명 인구도 30만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유아 인구 비율은 하남이 더 높다. 하남은 2021년 기준 영유아 인구 비율이 5.52%로 화성, 김포에 이은 경기도 내 3위였고, 광명은 2.84%로 경기도 16위였다. 영유아 인구가 많다는 것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의미이고 이는 도시의 활력, 소비력이나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지역에 소재한 법인 수는 하남이 광명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1,000명 이상 대규모 일자리는 광명시가 4개(기아소하리공장, 코스트코, 이케아, 태영건설), 하남시가 1개(한국종합기술), 300인 ~ 1,000명 일자리는 광명시가 5개, 하남시가 3개로 광명시가 더 많았다. 두 도시의 인구 수 차이와 비교하면 국민연금 가입자 수 차이는 크지 않았다.
국민연금 사업장 소재 기준으로 본 소득은 광명이 하남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자료는 근로자가 사는 곳이 아니고 회사가 소재한 지역을 기반으로 소득을 계산한 소득이기 때문에 광명이 소득이 더 높다고 해서 광명에 사는 사람들의 소득이 더 높다고는 볼 수 없다. 실제로 거주지역에 따른 소득세로 소득을 추정해보면 하남이 광명보다 더 높다. 광명에 기아차 공장이나 경륜장 같은 대규모의 좋은 일자리가 있어서 위와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이 된다.
인구나 영유아 인구 비율, 일자리 수, 소득 등의 지표는 하남이 광명보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명 vs 하남 – 교통 및 편의시설 비교
지하철역 개수는 광명이 3개(7호선 광명사거리, 철산 / 1호선 광명), 하남이 4개(5호선 미사, 하남풍산, 하남시청, 하남검단산)로 하남이 1개 더 많다. 역의 개수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광명은 서울과 인접한 개봉역, 구일역, 금천구청역, 독산역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하남은 5호선 외에는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이 주변에 없다. 또한 광명은 KTX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다소 큰 장점도 있다.
광명과 하남에서 서울 3대 지구까지 걸리는 소요 시간을 분석해본다. 광명에서는 철산역을, 하남에서는 미사역을 기준역으로 잡았다. 서울 3대 업무지구는 강남(논현역), 여의도역, 광화문역으로 정했다. 결과는 광명의 압승이었다. 3곳 모두 철산역에서 걸리는 시간이 더 짧았다. 하남이 동쪽에 있어서 강남까지 거리는 광명보다 하남이 더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지하철 기준 2호선 역삼역까지는 오히려 광명에서 더 가까웠다. 하남이 동쪽에 있긴 있으나, 너무 동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단, 지하철이 아닌 자동차로 이동한다고 했을 땐 올림픽대로를 이용할 수 있는 미사의 강남 접근성이 광명보다 훨씬 낫다.
주요 편의시설을 살펴보면 광명에는 코스트코, 롯데몰, 이케아, AK플라자, 이마트, 중앙대병원이, 하남에는 코스트코, 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가 있다. 생활이나 쇼핑 같은 편의시설과 관련해서는 두 도시가 서로 비슷한 상황이지만, 아직 하남에는 대학병원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교통이나 편의시설면에서는 광명이 하남보다 근소 우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광명 vs 하남 – 도시 구조 비교
광명과 하남은 두 도시 모두 서울과 경계를 접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지만, 접하고 있는 양상은 다르다. 광명이 도시 대부분이 서울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맞닿아 있는 곳이라면, 하남은 미사신도시 지역을 제외하면 서울과 확실히 다른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다. 광명은 애초에 서울 편입을 염두에 두고 조성된 도시인만큼 서울과 도로로 얽히고 설켜있지만, 하남은 미사신도시 조성 전에는 서울과 생활권이 완벽히 다르게 형성된 곳이었다. 지금도 미사신도시 지역만 서울과 도로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고 기존 하남시 지역과 서울을 잇는 도로는 광명시만큼 많지는 않다.
두 도시의 지리적 특징을 보면 광명은 구름산과 도덕산을 평지가 둘러싸고 있는 지형이며 서울과 인접한 북쪽과 동쪽에 주로 시가지가 발달했다. 도시 주변으로도 평지가 많고 부천, 안양, 시흥과 경계를 맞대고 있어 서울 외 경기도 주변 도시들과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다. 반면 하남은 북쪽은 한강, 남쪽과 동쪽은 높은 산들로 막혀있는 지리적 특성을 가진다. 도시의 확장이 서울이 있는 동쪽 지역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주변에 교류할 도시가 서울과 한강 건너 남양주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광명과 하남은 대부분의 도시가 그렇듯 구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뉘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광명은 광명사거리역 주변의 구시가지와 철산역 주변의 신시가지로 나눠지며, 하남은 하남시청역 주변의 구시가지와 미사역 주변의 미사신도시로 도시가 나뉘어 있다. 광명은 구시가지가 광명뉴타운 사업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반면, 하남은 아직 구시가지쪽 재개발 사업이 활발하지 않다. 광명뉴타운 사업이 완료되면 광명의 구도심, 신도심 차이는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광명과 하남 모두 3기 신도시 후보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광명에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인 광명시흥신도시가 조성될 전망이며, 하남에는 교산신도시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광명 vs 하남 – 아파트 가격 비교
광명과 하남 두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비교해본다.
광명은 작년 광명뉴타운 재개발 사업 분양 물량이 많이 나왔고, 분양가가 시세를 이끌고 있다. 올해 초 분양했던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뷰의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12억 3,500만원이었다. 조합원들의 분양권 매물을 보면 광명뉴타운 전용 84 매물은 11억원 전후로 시세가 나오고 있다. 옆 동네인 철산역 주변 신축인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역시 전용 84 시세가 12억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는 상황이다.
하남은 5호선 미사역 역세권 아파트들이 시세를 이끌고 있다(위례신도시 쪽도 있지만 이쪽은 기존 하남 생활권과는 다른 곳으로 봐야한다). 하남에는 광명처럼 분양에 들어간 아파트나 최신축 아파트는 많지 않다. 하남 미사신도시도 조성된 지 10년 가까이 되어가면서 신축이 아닌 준신축 아파트가 되었다. 미사역 주변 아파트 시세를 보면 미사의 대장격인 미사강변푸르지오 아파트 전용 84가 24년 1월 10억원에 거래되었다.
대장 아파트들의 시세로 보면 광명이 하남보다 앞서 있는 상황이지만, 신축과 준신축의 가치는 다르기 때문에 광명이 하남보다 비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부동산 지인에서 제공하는 도시별 평당 아파트값 평균을 보면 하남이 광명보다 200만원 정도 높음을 알 수 있다. 아파트 하나 하나가 아닌 평균적으로 봤을 땐 하남이 광명보다 시세가 조금 더 비싸다고 볼 수 있다.
전세 시세 역시 하남이 광명보다 250만원 정도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단, 아직 광명뉴타운 입주 전이라 광명은 구축 아파트 비율이 높고, 하남은 비교적 준신축 아파트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파트 연식 차이를 감안한다면 두 지역의 시세 차이는 크지 않거나, 오히려 역전될 수도 있다.
정리
두 도시를 비교한 결과를 정리해본다.
- 인구, 영유아 인구 비율, 법인 수, 지역 거주자 소득,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 아파트 평당 평균 전세가격은 하남이 광명보다 더 나았다.
- 대규모 법인의 수나 질, 서울 3대 지구 접근성, 대장 아파트 가격은 광명이 하남보다 더 나았다.
- 지하철역 수, 편의시설 등은 두 지역이 비슷했고 KTX나 대학병원 여부에서는 광명이 나았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서울 서남부권이 생활권이라면 광명을, 서울 동남부권이 생활권이라면 하남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두 도시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생활권에 맞는 지역을 선택하면 된다. 이렇게까지 비슷한 도시인줄은 몰랐는데 정리해놓고 보니 두 도시는 정말 비슷한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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