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 개조 계획 분석(산업혁신, 주거혁신, 녹색매력)

지난 달 말, 서울시에서 서울 서남권 개조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서남권 개조 계획의 주요 내용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분석해봤다.

(기자설명회) 서울 서남권, 준공업지역에서 직·주·락(職住樂) 미래첨단도시로 혁신 > 보도자료 > 시정정보 > 정보소통광장 (seoul.go.kr)


서남권이란?

서울 서남권은 강서, 양천, 영등포, 구로, 금천, 동작, 관악구 일대의 지역을 의미한다. 서초, 강남, 송파, 강동으로 대변되는 동남권과 반대 되는 쪽이라고 할 수 있다. 동남권과 같이 한강 남쪽에 있기는 하지만, 동남권에 비해 낙후되고 정비되지 못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서울시 서남권 지역
서울시 서남권 지역


도시의 역사로만 따지면 강남보다 영등포가 오래된 곳이다. 영등포는 조선시대부터 유명한 포구였으며, 경인선 개통 이후 발전하며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가장 먼저 서울에 편입된 곳이다. 과거 강남을 지칭하는 용어였던 ‘영동’이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뜻이니 과거 영등포의 위상은 꽤나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서남권은 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 오게 되면서 수도 서울의 제조 산업 중심지로 떠오른다. 안양천을 따라 구로공단이 건설되었고, 수출 주도의 성장을 이끌었다.

과거 구로공단 모습
과거 구로공단 모습

그러나 강남이 개발되면서 개발의 축이 옮겨갔고, 서남권이 동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개발된만큼 빨리 낙후되어 경쟁력을 잃어갔다. 최근에는 대림동 일대에 중국인들이 모여 살게 되어 다문화 밀집 지역이 되면서 치안과 학군 등의 문제로 인해 이미지가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서남권을 그대로 두기에는 너무 아쉬운 게 사실이다. 서남권에는 서울시 인구의 30% 가량이 살고 있으며, 하천을 끼고 있는 지역도, 평지도 많은 곳이다. 서울시는 서남권 대개조를 통해 서남권을 미래첨단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서남권 개조 계획

서남권 개조 계획은 크게 산업혁신, 주거혁신, 녹색매력의 3가지 방향으로 추진된다.


산업혁신

산업혁신의 핵심 내용은 준공업지역의 규제 완화이다. 준공업지역은 공장과 공장을 지원하는 주택이나 상업시설 등을 만들 수 있게 허용된 땅이다. 서울에 있는 준공업지역 중 서남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2%에 달한다. 대부분의 준공업지역이 서남권, 그 중에서도 구로구와 영등포구, 금천구 일대에 몰려있다. 준공업지역을 쇠퇴한 공업으로 묶인 지역이 아닌, 21세기에 맞는 산업구조에 어울리는 공간으로, 다양한 도시공간 수요에 적합한 고밀도 융복합공간으로 바꾸는게 이번 발표 내용의 핵심이다.


서울 서남권 준공업지역 개발 롤모델
서울 서남권 준공업지역 개발 롤모델


서울 서남권 복합 개발 구조
서울 서남권 복합 개발 구조


이를 위해 서남권이 가진 기존 산업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재구조화하는 계획도 발표되었다. 구로기계공구상가와 구로중앙유통단지는 물류와 업무 복합시설로 재개발 되며, 온수산업단지는 고도제한 폐지와 함께 첨단 제조업 공간으로 바뀔 수 있게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서남권 공구단지 위치
서남권 공구단지 위치


온수공업단지 개발 계획도
온수공업단지 개발 계획도


금천구 공군부대를 개발하고, 서울대가 있는 관악구에 관악 S밸리 벤처창업 거점을 조성한다. 김포공항 일대는 UAM과 도시철도, 버스 등이 연계된 미래형 교통 허브와 이를 이용한 혁신산업시설로 재탄생한다.

관악S밸리
관악S밸리


김포공항 미래형 교통 허브 조감도
김포공항 미래형 교통 허브 조감도


주거혁신

서남권 대개조 계획이 나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서울시 의회에서 준공업지역에 적용 가능한 용적률을 기존 최대 250%에서 최대 400%로 완화한다는 조례가 통과되었다. 물론 아무 조건 없는 용적률 상향은 아니겠지만, 용적률 상향을 통해 복합 개발의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준공업지역 용적률 400%로 상향
준공업지역 용적률 400%로 상향

서울 준공업지역 아파트 용적률 400% 허용 조례 통과 – 조선비즈 (chosun.com)


준공업지역임에도 이미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지역은 준공업지역을 주거지역이나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여 공업 관련 시설이 건립되는 것을 막을 계획이다.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밀고 있는 사업인 모아타운이나 신통기획 사업도 적극 지원하여 노후화된 주거지를 재개발할 수 있게 적극 도와줄 계획이다.


녹색매력

기존 공장 등의 이미지로 칙칙했던 서남권을 하천과 산을 활용한 녹색 매력이 있는 곳으로 바꾼다.

국회대로와 서부간선도로를 지화하하여 상부 공간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 중에 있다. 서울식물원과 한강을 연결하는 선형 보행길도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서남권 선형녹지조성
서울 서남권 선형녹지조성


봉천천, 도림천 등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안양천 등에 테라스와 쉼터, 캠핑장 등의 시설을 조성한다. 여의도 공원과 국립 현충원, 관악산 공원 자연휴양림도 업그레이드 하여 주민들의 쉼과 여가를 위한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의도 공원, 현충원, 관악산 공원 업그레이드
여의도 공원, 현충원, 관악산 공원 업그레이드


마지막으로 목동운동장과 주변 유수지를 문화체육 복합단지로 조성해서 기피 시설에서 선호 시설로 바꿀 예정이다.



파급력

서울 서남권 개조 계획은 지금 단계에서는 목표 설정에 불과하다. 목표는 목표 자체로도 아름다울 수 있지만, 진정으로 목표가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실행되어서 실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목표를 세우는 것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 오세훈 시장이 서남권 개조 계획을 발표했다고 해서 당장 서남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기적인 개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발표 내용에 해당되는 주변 지역들은 계획대로 개발이 진행되는지 꾸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계획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고 실현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가격은 반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집중하는 투자자로써 봤을 때, 이미 공장이 많이 지어진 준공업지역보다는 이미 주거지역으로 채워진 준공업지역들에 호재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되는 지역은 영등포구의 당산동, 양평동, 문래동, 강서구의 염창동, 등촌동 일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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