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내년인 2025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당장 내년부터 인구 100명 중 20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노인이 되는 것이다(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50만명…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 < 사회 < 정치/사회 < 기사본문 – 뉴시안 (newsian.co.kr)).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모두가 알다시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노년층 인구 비율은 다가오는 2030년에는 30%, 2040년에는 4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구조가 바뀌면 부동산 시장에서 선호되는 매물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앞으로 병원 주변, 즉 병세권 주변 아파트의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 5대 메이저 병원의 위치를 바탕으로 5대 병원 접근성이 좋으면서 노인들이 생활하기 좋은 병세권 아파트에 대해 정리해본다.
서울 5대 메이저 병원
서울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병원이 있다. 서울의 인구 수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20%가 되지 않지만, 의대 정원수는 약 30%가 서울에 몰려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사람마다 기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울 5대 메이저 병원으로 여기는 병원은 서울아산병원, 서울대학교 병원,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서울삼성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다.
대학별 의대생 증원 배정 및 권역별 인구 대비 의대생 비율 순위 정리 (landstockbiz.com)
5대 메이저 병원 – 중첩 지역 병세권 아파트 분석
5대 메이저 병원의 병세권은 직선거리로 3km 이내 지역으로 잡았다. 직선거리 3km면 도로 사정이나 기타 여건으로 달라질 수 있지만, 정체가 없다고 가정할 때 자동차로 이동 시 10분 내외가 소요되는 거리이다. 정체나 기타 주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도 30분 이내면 도어투 도어로 이동 가능한 거리라고 볼 수 있다.
중첩되는 지역
5대 메이저 병원의 3km 반경 중 중첩되는 지역은 두 곳으로 경복궁역에서 시청역으로 이어지는 경희궁 주변(연대 신촌세브란스, 서울대병원)과 롯데월드 주변(서울삼성, 서울아산병원)이었다.
연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이 중첩되는 지역에는 아파트가 별로 없다. 그나마 있는 아파트가 광화문스페이스본이라는 아파트인데 주상복합 아파트이다. 현재 전용 86 기준 매매 호가는 15억원 정도이다. 인근에 있는 유명한 아파트는 강북의 대표 대장 아파트인 경희궁자이다. 경희궁자이 2단지 전용 84 호가는 19억 5,000만원에 이른다.
다음으로는 서울삼성병원과 현대아산병원이 중첩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엘리트파레’로 대변되는 잠실의 핵심 아파트촌이다. 파크리오를 뺀 나머지 4개 대단지 잠실 아파트들이 병세권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다. 잠실 엘스의 전용 84 최저 호가는 중층 기준 23억 8,000만원 정도이다. 전국의 아파트 가격 흐름이 가장 빨리 반영되는 지역이니만큼 이전의 전고점(25억) 갱신에 거의 다 온 상황이다. 잠실 지역 아파트는 병세권임과 동시에 장점이 너무 많아서 언급하는게 피곤할 정도다. 역시 비싼 지역은 비싼 이유가 있다.
이제 각 병원 주변에서 거주할만한 병세권 대장 아파트를 두 곳씩 살펴본다. 병세권 대장 아파트 기준은 노인들이 선호하는 주거지역 설문조사 결과인 병원 접근성, 자연 환경, 교통 편리성, 생활 편리성 등을 고려해서 자체적으로 선정했다.
서울대학교병원 병세권 아파트
서울대학교병원은 서울 도심 지역인 종로구에 있어서 주변에 아파트가 많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있는 아파트도 대부분 구축들 중심이다. 동쪽이 낙산으로 막혀있고, 주변 도로 환경도 좋지 않아서 거리는 가깝지만 의외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 그나마 창경궁로를 따라 이동하는 게 병원으로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다. 서울대학교 병세권 아파트로는 돈암동 한신한진 아파트나 왕십리뉴타운에 있는 왕십리텐즈힐 아파트가 적당해보인다.
한신한진 아파트
- 준공: 1998년(26년 차)
- 세대수: 4,509세대
- 전용 84 호가: 7억원
- 입지적 특징
구축이기는 하지만 4호선 한성대입구역, 4호선, 우이신설선 성신여대입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이다. 성신여대입구역 주변에 있는 상권을 이용할 수 있어서 생활편의환경도 괜찮은 편이다. 문제는 이 아파트가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서 보행이 힘든 노인의 경우에는 거주가 불편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인서울 대단지, 역세권, 병세권 아파트 중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는 장점이 있다.
왕십리텐즈힐2
- 준공: 2014년(10년 차)
- 세대수: 1,148세대
- 전용 84호가: 14억 3,000만원
- 입지적 특징
왕본좌라고 불릴 정도로 왕십리는 서울에서도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환승 없이 서울 3도심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향후 GTX 개통 호재에 왕십리 역세권 개발까지 호재도 많다. 여차하면 서울대병원이 아니고 한양대학교 병원을 이용할 수도 있는 더블 병세권 지역이다. 노인들의 이태원인 동묘앞이나 황학동이 가까운 것도 나름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단점은 우수한 교통과 쾌적한 주거환경 덕분에 높게 형성된 가격이다.
연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병세권 아파트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은 서울 5대 메이저 병원 중 유일하게 서부권에 있는 병원이다. 그만큼 배후 수요가 풍부한 병원이기도 하다. 반경 3km 이내에 마포, 공덕, 아현, DMC 등 서울 중상급 주거지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기도 하다. 병원 주변으로 아파트가 많아서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 연대 신촌세브란스병원의 병세권 아파트로는 대흥동 태영 아파트와 DMC 파크뷰자이 1단지를 꼽아봤다.
대흥동 태영 아파트
- 준공: 1999년(25년 차)
- 세대수: 1,992세대
- 전용 84 호가: 15억 3,000만원
- 입지적 특징
평지이고 지하철 6호선 대흥역 역세권 아파트이다. 공덕역 인근에는 상권이 발달해서 생활 편의 환경도 뛰어나다. 구축이지만 구축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다. 연대 세브란스병원까지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아파트의 장점은 경의선 숲길 공원과 한강 공원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입지라는 점이다. 노인의 거주에서 자연 환경이 교통 편의 못지 않게 중요한 점을 고려하면, 서울 도심이면서도 공원 접근성이 좋은 대흥동 태영은 노인의 주거지로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DMC 파크뷰자이
- 준공: 2015년(9년 차)
- 세대수: 4,300세대
- 전용 84 호가: 11억 2,000만원
- 입지적 특징
DMC 파크뷰자이는 가좌 뉴타운에 조성된 아파트로 쾌적한 주거 환경이 강점이다. 경의중앙선 가좌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가재울 중앙공원, 궁동공원, 경의선 숲길 공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연대 세브란스병원까지는 성산로를 따라 13분 정도 소요된다. 준신축이기 때문에 깔끔하고 마포나 공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강남의 남쪽에 있는 지역들인 대치동, 개포동, 일원동, 수서동, 자곡동 일대를 병세권 지역으로 두고 있다. 반경 3km 지역이 대부분 강남구 지역이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는 특징을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의 병세권 아파트로는 상록수 아파트와 디에이치 자이 개포를 꼽아 봤다.
일원동 상록수 아파트
- 준공: 1993년(31년 차)
- 세대수: 740세대
- 전용 84 호가: 22억 8,000만 원
- 입지적 특징
일원동은 강남이지만 메인 강남권과는 지형적으로 생활권이 다소 분리된 동네이다. 이 점이 약점이자 강점으로 작용한다. 일원동은 구축 아파트들로 구성되어 있는 조용한 동네이다. 이중 상록수 아파트는 저층 아파트들 중 가장 큰 세대수를 자랑한다. 3호선 일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일원역 인근 상권을 이용 가능하다(규모가 작다는 건 아쉬운 점이다). 한솔공원, 대모산자연공원 등 자연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삼성서울병원은 걸어서도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용적률이 108%밖에 되지 않아 추후 재건축 등의 정비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 가치도 높은 편이다. 단, 정비사업 진행 시 집을 3~4년간 비워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노인이 거주하기에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 준공: 2021년(3년 차)
- 세대수: 1,996세대
- 전용 84 호가: 28억 원
- 입지적 특징
개포동에 있는 저층 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신축 아파트이다. 양재천과 대모산 등의 자연 환경이 우수하고 수인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초역세권에 있는 아파트이다. 신축 아파트여서 거주 환경과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지역이 지역인만큼 말 그대로 교통 환경, 자연 환경, 생활 편의 환경 3박자가 모두 충족되는 아파트이다. 유일한 문제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아무나 살 수 없다는 점이다. 대형 병원이 있어서 집값이 비싼건지,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주변에 대형 병원이 있는 건지 정확한 인과관계는 모르겠지만, 집값과 대형 병원 사이에 상관관계는 확실히 있어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우리나라에서 병상 수 기준 가장 규모가 큰 병원이다. 2호선을 타고 한강을 건널 때 보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며 한강변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한강 남쪽에 있지만 올림픽대교를 통해 강북 지역과도 이어져 있어서 강 건너인 광진구 일대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병원이다. 서울아산병원의 병세권 아파트로는 파크리오와 현대 프라임 아파트를 선정했다.
파크리오
- 준공: 2008년(16년 차)
- 세대수: 6,864세대
- 전용 84 호가: 19억 원
- 입지적 특징
파크리오는 서울아산병원과 강(성내천) 하나를 경계로 둔 대단지 아파트이다.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최고의 병세권 아파트 하나를 꼽으라면 1초의 고민도 없이 파크리오를 꼽고 싶다. 지금은 파크리오가 엘리트파레 중 가격이 가장 낮다. 그러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파크리오가 엘리트파레 중 가장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서울아산병원 접근성이고 다른 하나는 올림픽공원 접근성이다. 병원도 가깝고 공원도 가깝고 준신축 대단지이다보니 주거 환경, 잠실역과 방이동 인근에 형성된 상권까지 돈 많은 노인들이 거주하기에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이 정도면 파크리오는 노인을 위한 최고의 거주지가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다. 지방에서 치료를 위해 방문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기임대만 해도 꾸준한 수요가 보장 될 아파트이다.
현대 프라임
- 준공: 1997년(27년 차)
- 세대수: 1,592세대
- 전용 84 호가: 14억 5,000만원
- 입지적 특징
광진구 2호선 강변역 초역세권에 있는 구축 아파트이다. 용적률이 300%가 넘어서 재건축은 어렵고, 리모델링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아파트이다. 정비사업적으로 가치는 낮지만,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2호선 초역세권, 병세권, 우수한 학군이라는 장점으로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 테크노마트에 있는 CGV, 롯데마트 등의 생활 편의 시설 이용이 용이하고 향후 동서울터미널 개발로 생활이 더 편리해질 예정이다. 현대 프라임 아파트 외에도 구의동, 광장동 일대 아파트들은 강북 지역에서는 손꼽히는 병세권 아파트들이라고 할만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강남권에서도 서초구에 있는 5대 메이저 병원이다. 반경 3km 영역에는 대부분의 서초구 지역과 강남, 용산, 동작구의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큰 대로들인 사평대로와 반포대로가 만나는 사거리에 있는 병원이라 도로 교통 환경이 좋은 게 장점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세권 아파트로는 래미안 퍼스티지와 서빙고 신동아 아파트를 선정했다.
래미안 퍼스티지
- 준공: 2009년(15년 차)
- 세대수: 2,444세대
- 전용 84 호가: 33억 8,000만원
- 입지적 특징
사실 래미안 퍼스티지 말고도 반포동이나 잠원동에 있는 아파트 단지들 전부가 서울성모병원 병세권에 해당하는 아파트이다. 래미안 퍼스티지가 역세권임과 동시에 서울성모병원과 가장 가깝고, 반포천과 한강, 반포종합운동장 등의 자연 환경과 체육 시설을 이용하기 용이하며 단지 내 조경도 일품이라는 이유로 선정했을 뿐, 인근의 다른 아파트들도 장점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아파트들처럼 너무나도 비싼 가격만이 문제가 될 뿐이다.
서빙고 신동아 아파트
- 준공: 1984년(40년 차)
- 세대수: 1,326세대
- 전용 95 호가: 28억 원
- 입지적 특징
서빙고 신동아 아파트는 경의중앙선 서빙고역 초역세권 아파트이면서 한강 조망과 한강시민공원 이용이 가능한 아파트이다. 섬 같은 지역이라 답답할 수도 있지만, 외지인이 없고 조용하다는 점에서 이 점이 오히려 노인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한강 공원, 용산가족공원, 향후 조성될 용산 공원까지 적어도 공원에 있어서는 서울에서 제일 가는 아파트 입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 우수한 공원 환경에 비해 구축이라 주거 환경이 좀 떨어지면서 생활편의환경이 다소 약한게 단점이고, 서울성모병원을 가기 위해 반포대교를 직접 이용할 수 없고 동작대교로 돌아가야해서 시간이 다소 더 걸린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자연 환경을 중시하는 노인이라면 이만한 곳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아파트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