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인 수지에 못보던 신축 아파트가 들어섰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다. 이 아파트는 여러 가지로 독특하다. 수지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은 기흥구에 속해있고, 신축 아파트지만 민간임대아파트라서 일반적인 거래 방식과 차이가 있다. 주상복합은 아니지만 준주거지역에 들어선 아파트라 용적률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이번 글에서는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분양가와 안전마진을 살펴보고 민간임대 아파트의 투자 방식에 대해 정리해 본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 개요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2025년, 715세대)은 2021년에 임차인을 모집한 민간임대아파트이다. 당시 코로나19로 불어난 유동성과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외 틈새시장이 주목받던 때였다. 아파트의 규제를 받지 않았던 아파텔, 생숙, 민간임대아파트가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각광 받던 시절이라 롯데캐슬 하이브엘 역시 엄청난 경쟁률을 보였다.

롯데에서 롯데마트를 철거하고 해당 부지에 아파트를 올려서 민간임대아파트로 분양했다. 장기민간임대이기 때문에 최소 10년은 임대를 줘야하고, 이후에 시행사는 분양을 통해 아파트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누구한테 팔지는 시행사 재량이지만, 현재 임차 받은 임차인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져있다. 이들이 매매예약금과 분양전환금을 납부한다면 10년 후 분양받을 자격이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은 총 715세대이며 모두 전용84로 이루어져 있다. 용적률이 높은 타워형 아파트라서 평면은 그리 예뻐보이지 않는다. 들리는 말로는 발코니 확장으로 얻을 수 있는 서비스면적이 작아서 다른 전용84 대비 실평수가 작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입지를 보면 수지 내에서 좋은 곳에 있다. 초등학교가 조금 멀다는 점을 제외하면 큰 단점이 보이지 않는 입지다. 신분당선 수지구청역과 가깝고 수지구청 학원가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수인분당선 죽전역도 조금 멀긴 하지만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다.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이마트도 가깝다. 무엇보다 신축이 부족한 수지구청역 인근에 자리한 유일한 신축 신축 아파트라는 점이 큰 장점이다.

2025년 8월 말까지 입주 기간이고 현재 입주장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고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
민간임대아파트의 투자 방식
민간임대아파트는 일반적인 아파트 매매와 거래 방식이 다르다. 말 그대로 임대이기 때문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절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롯데캐슬 하이브엘처럼 민간임대아파트의 임차인으로 당첨된 경우 할 수 있는 경우의수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 피 받고 임차권 넘기기
- 임차인의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전대하기
1. 피 받고 임차권 넘기기
첫 번째 수단인 피 받고 임차권 넘기기는 피를 받고 분양권을 판매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 분양 아파트에서는 분양권이 넘어가는 것이지만, 민간임대아파트에서는 10년간 임차해서 살 수 있는 권리인 임차권이 넘어간다. 사실상 임차인에게 10년 후 분양 시 우선매수권이 주어져있기 때문에 매수권까지 같이 넘어간다고 볼 수 있다.
2. 전대하기
두 번째 수단인 임차인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전대하는 방법은 일반 분양을 받은 후 전세나 월세를 세팅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일반 분양에서는 임대인이 임차인을 들이는 개념이라면, 민간임대에서는 임차인이 또 다른 임차인(전차인)을 들이는 전대 개념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민간임대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임차인은 자기 돈이나 전대로 들어오는 임차인(전차인)의 보증금으로 시행사에 보증금을 납부하고 민간임대아파트의 임차인 권리와 분양우선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단,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전대로 들어오는 임차인, 즉 전차인의 전세보증금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차인은 전입신고는 가능하지만, 전세 대출을 받을 수 없고 확정일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할 경우 일이 복잡해지게 된다. 따라서 민간임대아파트의 경우 전대로 전세를 들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월세로 임차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신축 아파트와 다르게 월세 매물이 전세 매물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약에 당첨되거나 피를 주고 매수한 임차인은, 전대로 들어오려는 임차인(전차인)과 달리 최대 90%까지 임대보증금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출을 받아서 보증금을 우선 납부하고, 월세를 놓은 후 들어오는 월세로 보증금에 대한 이자를 납부하는 형태로 임차권과 분양우선권을 유지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한다.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사례를 들면 임대보증금 약 8억 8,000만원의 90%인 8억을 대출 받고, 이에 대한 이자 약 연4% 이자인 3,200만원을 납부하기 위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70만원(연 3,240만원) 정도로 세팅해서 내놓는 것이다. 월세가 대출 이자를 충당해주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담이 없다(물론 월세가 이보다 낮으면 차액만큼 더 부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내 돈 3,000만원에 중도금 이자 약 5,000만원, 당장 내야하는 매매예약금 1억 6,000만원을 더한 2억 4,000만원을 넣고 추가적으로 4년간 1억원만 더 넣으면, 분양 전환이 이뤄지는 10년간 공실이 생기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추가 비용 없이 가져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민간임대아파트 투자의 장점
위와 같이 민간임대아파트 투자가 다소 복잡함에도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민간임대아파트만이 가지는 장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민간임대아파트 투자로 얻는 장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1. 주택수 산정 안 됨
우선 민간’임대’아파트이기 때문에 주택수에 산정되지 않는다. 무주택자라면 계속 무주택 지위를 유지하면서 청약 가점을 늘리며 로또 청약에 도전해볼 수 있다. 만약 로또 청약에 성공한다면 민간임대아파트를 처분하면 되고, 잘 되지 않는다면 10년 후 분양 전환을 통해 1주택을 마련하면 된다.
1주택자라면 2주택처럼 보이지만, 1주택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과거 코로나19로 인해 부동산 규제가 강했던 시절에 민간임대아파트가 지녔던 최대 장점이었던만큼 지금도 이 장점은 꽤나 강력하게 작용한다.
2. 재산세나 취득세, 양도세 내지 않음
보증금을 주고 임차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분양전환 전까지는 취득세와 재산세를 내지 않는다. 사실상 전세를 사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부동산에 들어가는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취득세는 10년 후 분양 전환 때 결과적으로 내야하는 세금이라 단순히 미뤄지는 차원이지만, 재산세는 10년 간 면제라고 봐도 된다.
만약 10년 안에 임차권과 분양전환권을 팔고 나갈 경우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갈아타기 비과세 등 양도세 비과세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바로 매도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3. 높은 레버리지 사용 가능
민간임대아파트의 경우 임대보증금의 90%를 대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레버리지 사용이 가능하다. 적어도 지금 정책 상으로는 DSR에 산입도 되지 않고, 원리금균등이 아닌 이자만 내다가 후에 일시 상환 형태의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LTV 규제가 걸리는 일반적인 아파트 매수보다 더 많은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같은 경우 [임대보증금의 10% 남짓 약 8,000만원] + [중도금 이자 후불제 이자 약 5,000만원] + [매매예약금 1.7억원] = 약 3억원 정도만 있으면 총 가치 14억 원에 가까운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 가능해진다. 대출에 대한 이자만 부담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투자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 분양가 확인
그럼 이제부터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현재 분양가(공식 명칭은 아니다)는 어느 정도이며, 얼마나 매력적인지 살펴본다. 투자용으로 매수할 경우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총 분양가는 아래와 같이 산정된다.
매수 시 지불한 프리미엄 + 중도금 이자 + 임대보증금 + 매매예약금 + 분양전환금
각 항목에 대한 금액은 다음과 같다.
-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프리미엄은 현재 저층의 경우 마피 3,000만원에서 플피 1억원까지 다양하다.
- 중도금 이자는 모든 중도금 대출을 다 받았다고 가정할 시 약 5,000만원 정도이다.
- 임대보증금은 층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8억 8,000만원 정도이다
- 매매예약금은 2억 6,000만원인데 1억원은 4년간 3,000 / 3,000 / 3,000 / 1,000씩 나눠낼 수 있다.
- 분양전환금은 2억 7,000만원인데 지금 낼 경우 1억원을 할인해줘서 1억 7,000만원만 내면 된다. 지금 내지 않으면 10년 후 분양 전환 시 2억 7,000만원을 내면 된다.

이렇게 될 경우 최소 매수 금액과 최대 매수 금액을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 최대 매수 금액: 1억 + 0.5억 + 8.8억 + 2.6억 + 1.7억(5% 할인율 적용, 현재 가치로 계산함) = 14.6억(10년 후 15.6억)
- 최소 매수 금액: -0.3억 + 0.5억 + 8.8억 + 2.6억 + 1.7억 = 13.3억
현재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을 매수할 경우 최소 13.3억에서 최대 14.6억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건 모든 비용의 합산이고, 당장 입주를 위해서는 위에서도 살펴봤듯 약 3억원 정도만 있으면 가능한 수준이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 안전마진 확인
그럼 이 가격에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을 매수할 경우 어느 정도의 메리트가 있을까? 수지의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를 보면서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안전마진을 분석해본다.
1.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현재 수지의 대장 아파트인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2019년, 2,356세대) 가격을 안 보고 갈 수가 없다.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은 신분당선 초역세권, 롯데몰 슬세권, 대단지 브랜드 준신축 아파트로 수지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용적률이 높고, 초품아만 아닌걸 제외하면 별다른 단점이 없는 아파트이다.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 전용84 실거래 최고가는 14.7억원이다. 가장 낮은 호가는 저층 매물인 13.7억원이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과 비교하면 두 아파트의 가격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피를 비싸게 주고 산다면, 10년 후 추가로 내야하는 분양전환금 1억원까지 가정하면 오히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더 비쌀 수도 있다.
두 아파트의 가격이 비슷하다면, 관건은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과 가격이 비슷할만큼 상품성을 가졌는지이다.
개인적으로 입지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이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보다 약간 더 낫다고 본다. 역까지 거리나 생활편의시설 접근성, 주변 주거 환경, 단지 규모 모두 성복역롯데캐슬골드타운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장점은 6년 정도 더 신축이라는 점과 수지구청 학원가를 이용하기 더 편하다는 점, 서울과 한 정거장 더 가깝다는 점, 좀 멀긴 하지만 수인분당선 죽전역도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학교 접근성은 두 아파트 모두 좋지 않은 편이고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플랫폼시티와 더 가깝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수혜를 누릴만한 위치는 아니라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설령 두 아파트가 입지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더라도 두 아파트의 가격이 같기 때문에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안전마진은 없다고 볼 수 있다.
2. 진산마을 삼성5차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과 인접해 있는 구축 아파트인 진산마을 삼성5차(2003년, 1,828세대) 아파트와 비교해본다.
진산마을 삼성5차의 전용84 실거래가는 10.55억원이다.

진산마을 삼성5차는 구축이기는 하지만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임과 동시에 초품아, 중품아 아파트라는 장점이 있는 아파트이다. 수지구청역까지 거리는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보다 조금 더 멀지만 역을 이용하거나 수지구청 학원가를 이용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는 거리다.
10.55억은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평균 매수 추정 가격인 14억원의 75% 수준이다. 22년 연식 아파트 치고는 가격 방어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아파트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신축과 구축의 차이를 감안하면 3.5억원이라는 가격 차이는 납득할만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
지금까지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아파트의 특징과 안전마진, 민간임대아파트의 투자 방식에 대해서 정리해 봤다. 민간임대아파트 투자는 나름의 메리트가 있는 투자 방법이었고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의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 매수할 경우 안전마진이 나올만큼의 가격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전마진이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수지에서 신축 아파트 실거주를 희망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 14억원이면 수지 말고도 볼 수 있는 아파트가 많아서 다소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향후 가격 상승률이나 투자 가치를 고려하면 수지보다 상급지에 괜찮은 대안들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