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관련주 분석 – PBR 0.2배 이하 기업 9곳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의 관심은 대통령 선거 이후로 쏠려있다.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특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상법 통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강조하고 있다. 주식 시장은 정치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는 시장에 빠르게 반영되어 저 PBR주식들의 주가가 며칠 사이에 20% 이상 폭등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저PBR 주식들이 더 오를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알파스퀘어 사이트의 자료를 통해 확인한 PBR 0.2배 이하 기업들의 목록을 살펴보고, 그 중에서 투자하기 괜찮은 회사를 골라보려고 한다.



왜 PBR 0.2인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4월 21일 인터뷰를 통해, “소위 PBR 0.1배에서 0.2배인 회사는 적대적 M&A 등을 통해 빨리 청산하면 이론적으로 10배 남는 장사 아니냐, 시장 물을 흐리는 것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라는 말을 하며 저PBR 주식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함을 피력했다.

PBR 0.2 청산
PBR 0.2 청산


국내 주식 시장인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의 PBR 평균은 0.8 ~ 1 수준이다. 미국 S&P500 지수의 평균 PBR이 5 정도이고, 나스닥 지수의 평균 PBR이 6 정도임을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PBR 0.1~0.2배인 주식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낮은 주식들이라고 할 수 있다.

PBR이 1이 되지 않는 기업들은 기업이 가진 자산보다도 시가총액이 낮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이런 기업들은 상장되어 있기 보다는 청산하는 것이 주주에게 더 이로울 수 있다. 1000억 자산을 가진 회사의 시가총액이 100억 수준이라면(PBR 0.1), 이론적으로 청산 시 주주들은 1000%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물론 이론적으로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본 시장 선진화, ESG 확립,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저금리 시대 속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저PBR 주식에 대한 정책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의 사례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서 도쿄거래소에 상장된 저PBR 주식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쳤고 꽤나 큰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PBR 1미만인 상장 기업들에게 자본 효율성 향상 및 주가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우수 사례와 문제 사례를 공유하며 동시에 이런 개선을 하지 않는 기업들을 상장폐지 시키겠다는 강경 정책을 폈다. 이에 일본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교차 주식 보유 축소를 통해 주식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일본 니케이지수가 버블 시대 전고점을 뚫고 신고가를 기록한 것은 일본의 양적완화인 아베노믹스가 엔화 약세로 결실을 맺은 것도 있지만, 이런 주가 부양을 위한 노력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와 같은 정책으로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수익률과 주당순이익이 높아졌기 때문에 일본 증시에 투자할 요인이 많아진 것이다.




국내 상장 주식 중 PBR 0.2 이하 주식 목록

국내에 상장된 주식 중 PBR이 0.2 이하이면서, 영업이익률은 0% 이상으로 흑자를 내고 있으면서,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인 기업 9개를 정리해 봤다. 순서는 PBR이 낮은 순서대로이다.


넥센

  • PBR: 0.12
  • PER: 3.87
  • 시가총액: 3,116억
  • 특징

넥센그룹의 지주회사이다. 넥센타이어와 부산경남권역 방송사 KNN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PBR이 0.12로 위에 언급한 조건에 해당하는 기업 중 PBR이 가장 낮은 기업이다. 최근 저PBR 주식들이 오르면서 넥센의 주가도 크게 오른 모습이다.

넥센 차트
넥센 차트


롯데쇼핑

  • PBR: 0.15
  • PER: 25
  • 시가총액: 2조 2,801억
  • 특징

롯데그룹의 자회사이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통 기업이자 부동산 기업이다. 회사가 가진 부동산 가치가 주가로 반영되지 못해 낮은 PBR을 나타내고 있다. 쿠팡의 등장으로 최근 유통업 분위기가 좋지 않아 주가가 많이 내려간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선 이후 경기 반등 가능성과 저PBR 이슈가 맞물리면서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모습이다.

롯데쇼핑 차트
롯데쇼핑 차트


동국홀딩스

  • PBR: 0.15
  • PER: -1.17
  • 시가총액: 2,544억
  • 특징

동국제강그룹의 지주회사이다. 2023년 기존 동국제강 법인을 지주회사 동국홀딩스로 출범하면서 지주회사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동국제강, 동국씨엠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참고로 동국산업, 동국알앤에스, 동국제약, 동국생명과학 등의 기업과는 관련이 없다. 이름만 같을 뿐 계열이 다르다.

최근 어려운 철강업계의 상황을 반영한 듯, 저PBR 종목이긴하나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동국홀딩스 차트
동국홀딩스 차트


현대홈쇼핑

  • PBR: 0.16
  • PER: 6.90
  • 시가총액: 6,552억
  • 특징

현대백화점그룹에 속한 회사이다. 25년도 1분기 실적은 좋지 않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17.6%가 감소했다. 소비 경기도 안 좋고, 현대홈쇼핑의 자회사인 한섬과 현대 L&C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된 데 기인한다. 그러나 주가는 선방 중이다. 대선 이후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소비 분위기 확산으로 인한 수익 개선, 배당 여력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만약 저PBR 관련주로 엮인다면 추가 상승 여력도 커 보인다.

조사하면서 보니 오히려 현대홈쇼핑보다는 현대홈쇼핑의 모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주가 상승이 가파른 모습이다.

현대홈쇼핑 차트
현대홈쇼핑 차트

현대지에프홀딩스 차트
현대지에프홀딩스 차트


세아홀딩스

  • PBR: 0.18
  • PER: 8.42
  • 시가총액: 3,956억
  • 특징

세아그룹에 속한 회사이다. 세아베스틸지주, 세아특수강, 아이언그레이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세아제강지주와는 같은 그룹이지만 경영자가 다르다. 참고로 세아제강지주의 경영자와 세아홀딩스의 경영자는 서로 사촌 관계이다. 세아홀딩스는 특수강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들의 지주회사라고 볼 수 있다. 주가 흐름은 박스권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다.

세아홀딩스 차트
세아홀딩스 차트


한화생명

  • PBR: 0.19
  • PER: 3.48
  • 시가총액: 2조 5,665억
  • 특징

2025년은 한화의 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한화’라는 이름만 달고 있으면 주가가 오른 해였다. 그런데 예외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한화생명이다. 조선과 방산, 태양광 등으로 엮인 다른 한화 계열사들은 승승장구 했지만 보험업 기반인 한화생명의 주가는 제자리인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다른 보험업 회사와 비교해도 PBR이 유의미하게 낮아서 상당히 저평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화생명 차트
한화생명 차트


KG에코솔루션

  • PBR: 0.19
  • PER: 3.72
  • 시가총액: 2,947억
  • 특징

KG그룹의 자회사이다. 바이오에너지, 철강 및 항만, 자동차 제조 등이 주력 사업이다. 기업명엔 ‘에코’가 들어가 있지만 바이오에너지 부분은 매출의 1.2% 밖에 되지 않고 대부분 매출이 자동차 제조와 철강 및 항만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철강 및 항만 사업을 하는 KG스틸의 지분 45%, 자동차 제조를 하는 KG모빌리티의 지분 56%를 가지고 있는 준지주회사라고 볼 수 있다. KG제로인/KG케미칼 – KG에코솔루션 – KG모빌리티/KG스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참고로 KG제로인은 비상장 기업이다.

KG에코솔루션도 저PBR 주식 주가 상승에 힘입어 소폭 가격이 오른 모습이다. 그러나 근본이 철강과 자동차이기 때문에 당분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kg에코솔루션 차트
kg에코솔루션 차트


현대제철

  • PBR: 0.19
  • PER: -77.43
  • 시가총액: 3조 7,632억
  • 특징

PBR이 0.2가 안되는 주식 중 가장 시가총액이 크고 유명한 주식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자산 등 모든 기준을 가지고 비교해도 저평가라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가총액이 낮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한 기업이며 최대주주는 기아이다. 포스코와 달리 전기고로를 이용해 철강을 생산한다. 매출액이 20조가 넘어가는 회사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주가는 저PBR 관련주들이 크게 올랐음에도 크게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현재 주가는 고점의 6분의 1수준에 20년 전 주가와 비슷하다. 철강업의 분위기가 워낙 안 좋은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 차트
현대제철 차트



정리

개인적으로는 위에 언급된 기업 중 ‘한화생명’의 투자 가치가 가장 높아 보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한화생명 : 네이버페이 증권

1. 같은 섹터 내 종목 대비 지나친 저평가

한화생명은 PBR이 낮은 보험업 섹터 내에서도 유독 낮은 PBR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에 속한 기업들의 PBR을 살펴보면 삼성생명 0.55, 삼성화재 0.98, DB손해보험 0.66, 현대해상 0.41이다. PER 역시 현대해상 2.6 다음으로 낮은 2.9를 기록 중이다. 한화생명의 보유 자산은 삼성생명에 이은 2위이며 매출액 역시 삼성생명에 이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5개 회사 중 가장 낮은 5위에 영업이익률 역시 4.46%로 가장 낮은 5위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지나치게 주가가 눌려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한화생명과 다른 보험회사 비교
한화생명과 다른 보험회사 비교


2. 향후 배당금 인상 기대

한화생명은 위에서 다룬 종목 중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이는 종목이다. 한화생명의 배당수익률은 4.55%로 1금융권의 예금이자보다 1~2%p 정도 높다. 배당수익률만 보면 현대홈쇼핑이 5.13%로 가장 높고 세아홀딩스도 4% 남짓이지만, 나머지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1~2% 남짓에 불과하다. 보험업 섹터의 특징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일정한 배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화생명은 다른 보험사와 다르게 배당에 인색했다. 한화생명의 주가가 오르지 않고 저평가를 받게 된 큰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저 PBR 관련주에 대한 압박이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가시화 된다면 배당을 높이거나 자사주를 소각하는 주주친화적 경영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요 보험사 배당금 비교표
주요 보험사 배당금 비교표


한 마디로 저평가 요소와 향후 배당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한화생명에 투자할만한 두 가지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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