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이 고점 대비 내렸다고해도 아직도 비싸게 느껴진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모습은 지역별로 가격 차이가 심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지방과 수도권의 차이는 예전부터 존재했지만, 요즘엔 수도권 내에서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상급지로 평가받는 곳들은 고점 시세의 90% 이상을 회복했지만, 서울 내에서도 노도강금관구 등으로 평가 받는 곳들은 제대로 반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2024년 1월 현재 아직도 6억 미만 서울에서 매수할 수 있는 전용 84제곱미터 아파트를 자치구별로 찾아서 정리해본다.
6억 미만 서울 아파트 – 금천구
- 세대수 : 2,336세대
- 준공 : 2000년
- 용적률 : 249%
- 세대당 주차대수 : 0.7대
시흥동 벽산1단지의 경우 5억 2,000만원 매물이 올라와 있다. 34평도 아니고 39평이 6억이 되지 않는 아파트이다.
- 세대수 : 2,810세대
- 준공 : 2004년
- 용적률 : 270%
- 세대당 주차대수 : 1.11대
옆에 있는 시흥동벽산1단지와 길 하나 차이지만 가격 차이가 유의미하다. 연식도 4년 차이가 나고 세대당 주차대수도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5단지에는 1단지에는 있는 임대아파트가 없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다. 현재 호가는 6억 내외이다. 두 아파트가 가격이 낮은 이유는 서울이기는 하지만 안양과 경계를 접하고 있는 변두리인데다가 해발 100m는 될만한 가파른 언덕에 있으며, 지하철역까지 마을버스로 최소 20분 이상 걸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관악구
- 세대수 : 1,482세대
- 준공 : 2000년
- 용적률 : 299%
- 세대당 주차대수 : 1.3대
- 세대수 : 630세대
- 준공 : 1993년
- 용적률 : 238%
- 세대당 주차대수 : 1대
두 아파트는 주차 사정은 구축인 것 치고 굉장히 양호한 편이다.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경사진 아파트이고 지하철역까지 마을버스로 최소 20분 이상 소요되는 외진 곳이다. 비슷한 입지인 관악산휴먼시아 아파트도 시세가 비싸지 않다.
구로구
- 세대수 : 987세대
- 준공 : 1999년
- 용적률 : 342%
- 세대당 주차대수 : 1.19대
실거래는 6억원 이하지만, 호가는 6억 7,000만원 이상에 올라와 있다. 고층이고 언덕 지형에 자리한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1호선 개봉역까지는 약 1km로 거리는 다소 있지만 못 걸어갈 정도는 아니다. 용적률과 건폐율이 높아 다소 빽빽한 느낌이 강하다.
- 세대수 : 561세대
- 준공 : 1997년
- 용적률 : 369%
- 세대당 주차대수 : 1대
개봉역과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이다. 그러나 바로 남부순환로와 철로 옆에 있어서 차량과 전철 소음과 진동이 단점이다. 역세권이고 500세대 이상의 단지이지만 400%에 가까운 높은 용적률이 집값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경우이다.
서대문구
- 세대수 : 704세대
- 준공 : 1996년
- 용적률 : 249%
- 세대당 주차대수 : 0.63대
언덕길에 있고 주차난이 심각하다는 평가가 많다. 의외로 홍제역까지는 1km로 걸어갈만하다. 단, 언덕에 있기 때문에 역에서 올라오는 길이라면 생각보다 소요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인왕산과 홍제천이 주변에 있어 자연환경으로는 최상의 조건이며 서울 도심과 가깝다는 입지적 장점이 있다. 홍제동에 있는 다른 아파트들보다 가격이 낮은건 역과 가장 멀다는 점과 구축인 점이 크게 작용했다.
중랑구
- 세대수 : 704세대
- 준공 : 1996년
- 용적률 : 250%
- 세대당 주차대수 : 0.63대
- 세대수 : 532세대
- 준공 : 1998년
- 용적률 : 353%
- 세대당 주차대수 : 1.14대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중앙하이츠와 새한도 실거래가가 6억원을 밑돌았다. 두 아파트가 주변 아파트들에 비해 시세가 낮은건 도로를 기점으로 택지개발지구와 분리되어 있어서 생활권이 차이가 나는 점(주변에 빌라 많음), 지상철 구간과 인접해서 철도 소음과 진동이 있는 점, 용적률이 높은 점 등이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도봉구
- 세대수 : 3,169세대
- 준공 : 1986년
- 용적률 : 201%
- 세대당 주차대수 : 0.55대
- 세대수 : 660세대
- 준공 : 1992년
- 용적률 : 259%
- 세대당 주차대수 : 0.88대
- 세대수 : 658세대
- 준공 : 1992년
- 용적률 : 247%
- 세대당 주차대수 : 0.56대
- 세대수 : 558세대
- 준공 : 1993년
- 용적률 : 281%
- 세대당 주차대수 : 0.76대
- 세대수 : 978세대
- 준공 : 1994년
- 용적률 : 239%
- 세대당 주차대수 : 0.65대
- 세대수 : 783세대
- 준공 : 1990년
- 용적률 : 242%
- 세대당 주차대수 : 1대 미만
- 세대수 : 1,635세대
- 준공 : 1988년
- 용적률 : 243%
- 세대당 주차대수 : 0.3대
도봉구 방학동, 쌍문동 일대에 있는 아파트는 서울에서 아파트 밀집 지역 중 가격이 가장 낮은 곳이었다. 방학동 우성이나 방학동 우성2차는 2023년에 4억원 대에 거래된 적도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전용 59가 아니라 전용 84이다. 이 지역은 빌라촌도 아니고 아파트 밀집 지역임에도 가격이 낮았다.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지하철역과 멀다. 가장 가까운 역인 지하철 4호선 쌍문역까지 2km 이상 떨어져있다. 우이신설선 연장이 추진되면 역세권으로 바뀌게 되지만 아직까지는 요원한 이야기다.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라는 점, 교통이 좋지 않은 강북 변두리라는 입지와 용적률이 높아 정비사업이 힘들다는 점도 대단지 아파트라는 장점이 있음에도 가격 하락을 부채질했다.
- 세대수 : 2,678세대
- 준공 : 1995년
- 용적률 : 283%
- 세대당 주차대수 : 0.91대
- 세대수 : 630세대
- 준공 : 1992년
- 용적률 : 219%
- 세대당 주차대수 : 0.85대
도봉구에는 1호선 주변 도봉동 쪽에도 시세가 낮게 형성된 아파트들이 있었다. 도봉동 한신아파트의 경우 대단지 1호선, 7호선 더블역세권에 초품아 아파트, 서울창포원, 중랑천 등 팍세권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낮게 형성되어 있었다. 실거주로는 서울에서 이만한 조건도 찾기 힘들 아파트이지만 역시나 발목을 잡은건 구축인 점과 강북에서도 북쪽 끝이라는 입지가 크게 작용했다.
결론
서울에서 500세대 이상 6억 미만 전용 84제곱미터 아파트는 도봉구에 제일 많이 분포되어있었다. 서울 전체로는 16곳이 있었으며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도봉구 9곳, 구로구 2곳, 관악구 2곳, 금천구 2곳, 중랑구 2곳, 서대문구 1곳 이었다. 권역별로는 서대문구를 제외하면 서남권과 동북권에 주로 분포했다.
서울에서 가격이 낮게 평가된 아파트들의 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입지
서울에서 변두리에 위치한 자치구들이었다. 서대문구를 제외한 자치구는 모두 경기도와 경계를 접하고 있는 자치구들이었으며, 해당 자치구 내에서도 외곽에 자리했다. 변두리 중에 변두리에 있는 아파트들이라는 뜻이다. 도봉구 방학동과 쌍문동,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아파트들은 도보로 지하철역 접근이 어려운 입지에 있었다.
2. 구축
금천구 벽산1단지와 벽산5단지, 삼성산주공3단지를 제외하면 모든 아파트가 2000년대 이전에 지어진 구축 아파트들이었다. 부족한 세대당 주차대수나 2베이 평면, 화장실 개수, 층간 소음, 시설 노후화 등이 모두 위 아파트들이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들이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들이다. 아파트가격은 예외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 신축 대비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연 2% 내외)을 보인다.
3. 높은 용적률
구축 아파트라고 무조건 값이 싼건 아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나 은마아파트처럼 예외는 존재한다. 위 아파트들과 여의도 시범아파트, 은마아파트와의 차이는 입지와 용적률이다. 위의 아파트 중 용적률이 200% 미만인 아파트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에서 구축이지만 비싼 가격을 유지하는 아파트들은 입지가 좋거나 용적률이 낮은 아파트들이다. 오래된 연식을 우수한 입지로 극복 중이거나, 아니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조사된 아파트들은 불행하게도 둘 다 아닌 경우였다.
4. 언덕
일부 아파트들은 언덕 지형에 위치했다. 시흥동 벽산아파트가 대표적이었으며, 고척동 고척대우, 홍제동 유원하나도 언덕 지형에 있는 아파트였다. 언덕에 있는 아파트는 실거주하는 입장에서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의 평지에 있는 아파트보다 시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위 조건들을 피하면 비싼 아파트가 된다. 서울에서 입지가 좋고 신축이고 평지에 있는 아파트는 아직도 시세가 높고 가격이 크게 밀리지 않았다. 그만큼 투자 가치가 있고 프리미엄이 붙어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해볼 수 있다. 위 아파트들은 실거주 하기에 나쁜 아파트들이 아니지만, 투자 목적으로 사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아파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로 돈을 벌려면 살 수 있는 한도에서 최대한 비싼걸 사야한다는 말이 틀린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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