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재건축 선도 단지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1기신도시 재건축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선도지구를 지정해 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각 지자체는 각자 기준을 설립해 선도지구를 1~2곳 선정한 후, 재건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문제는 선도지구에서 탈락하면 재건축 시간표가 기약 없이 길어진다는 점이다. 선도지구가 된다고 해도 재건축 성공을 100%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도지구가 되지 못하면 재건축 가능성은 더 떨어지게 된다. 그나마 이번에 선도지구로 지정되어야 재건축을 근시일내에 노려볼 기회가 생긴다. 서울에서도 뉴타운 시범 사업지로 지정된 은평뉴타운, 길음뉴타운은 대부분 사업이 마무리 되었지만, 후발 주자들인 노량진, 한남, 장위 등은 여전히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번 글에서는 1기신도시 중 재건축 사업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되는 분당 선도지구 후보지 6곳을 살펴보고, 각 선도지구 후보지의 특징과 장점, 선도지구 선정 가능성을 분석해본다.
1기신도시 특별법 시행령 – 지정 지역(108곳), 특별정비구역과 선도지구 지정 기준 (landstockbiz.com)
재초환 개정 – 시행 시기와 내용, 영향력 정리 (landstockbiz.com)
선도지구 지정 조건 4가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서는 선도지구 지정 조건으로 아래 4가지를 반영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 주민 참여도 : 토지 등 소유자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사업의 실현 가능성이 높은 지역
- 노후도 및 주민 불편 : 건축물 노후화와 편의시설 부족으로 정주 환경 개선이 시급
- 도시 기능 향상 : 기반시설, 공공시설이나 자족용지 제공으로 도시 기능 향상에 기여
- 확산 가능성 : 생활권 내 주요 거점으로서 사업 추진 시 파급효과가 큰 지역
분당신도시의 아파트는 대부분 1991년부터 1995년 사이에 지어졌다. 연식 차이가 4년 밖에 나지 않아 노후도 및 주민 불편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나머지 조건인 주민 참여도, 도시 기능 향상, 확산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도시 기능 향상은 기부채납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는 조건이기 때문에 사업성과 연결지어 봤을 때 아무래도 용적률이 낮은 단지들이 유리하며, 확산 가능성은 역세권이나 입지가 좋은 단지가 유리한 조건이다. 지금까지 다룬 3가지 조건은 어느 정도 답이 정해진 정량적인 조건이라면, 주민 참여도는 주민들의 의지로 점수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정성적인 조건 항목이다. 선도지구 선정을 위해 노력 중인 단지들이 주민의 동의서를 받는데 열성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분당 선도지구 후보 단지 6개 분석
분당에서는 크게 6개 지구가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경쟁 중에 있다. 각 단지의 위치와 특징, 장점을 분석해본다. 단지별 재건축 주민동의율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순서는 북쪽부터 남쪽으로 나열했다.
재건축 선도지구 탈락하면 20년 뒤처진다” ‘분당’ 내 4파전 치열
1. 이매동 아름마을 풍림, 선경, 효성(준공 / 세대수 / 용적률 / 평면-전용 면적 기준)
- 풍림5단지 : 1993년 / 876세대 / 204% / 59, 75, 101, 134, 163
- 선경6단지 : 1993년 / 370세대 / 183% / 55, 104
- 효성7단지 : 1994 / 388세대 / 211% / 101, 130, 163
총 1,634세대, 평균 용적률 약 201%
GTX-A와 경강선 성남역, 수인분당선 이매역이 가까운 트리플 역세권 아파트 단지이다. 판교역도 멀지 않아 판교와 분당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탄천과 운중천 산책로 등 녹지도 풍부한 아파트이다. 탄천 바로 건너 이매초, 단지 내에 매송중, 이매고가 있어 교육 환경도 우수하다. 애물단지 같았던 분당수서간 도로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완료되어 매연과 소음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대형 평수임에도 GTX 등 각종 호재 등의 요인으로 평당 매매가 약 4,700만원으로 분당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지역이다. 단, 평균 용적률이 가장 높고 세대수가 가장 작다는 게 단점이다. 선도지구는 상징적인 면과 테스트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의 사업까지 진행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2. 서현동 시범단지(삼성한신, 우성, 한양, 현대)
- 시범삼성한신 : 1991년 / 1,781세대 / 191% / 59, 84, 133, 171, 192
- 시범우성 : 1991년 / 1,874세대 / 191% / 45, 59, 64, 75, 84, 129, 132, 134, 164, 193
- 시범한양 : 1991년 / 2,419세대 / 201% / 28, 35, 59, 84, 101, 134, 148, 164, 193, 215, 220
- 시범현대 : 1991년 / 1,695세대 / 194% / 49, 59, 84, 108, 129, 164, 173, 174, 175, 186, 189, 193, 214, 218
총 7,769세대, 평균 용적률 약 195%
분당 재건축 하면 사업 예시로 언론에서 가장 많이 다룬 곳이 바로 이곳 서현동 시범단지 아파트이다. 시범단지라는 이름답게 분당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준공된 아파트이며, 분당의 중심인 서현역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삼성과 한양아파트는 서현역 역세권이고, 뒤쪽의 현대와 우성 아파트는 준역세권 지역이다. 단지가 너무 커서 단지나 동의 위치별로 입지 차이가 큰 편이다. 단지 가운데로 상업지구와 공원, 학교가 조성된 전형적인 계획 신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다. 서현역과 AK백화점, 서현역 상업지구가 가깝고 블록 내에 초중고, 상업 시설, 학원가, 공원까지 모두 위치하고 있어 분당 내에서도 생활하기 편리한 곳으로 꼽힌다. 가장 세대수가 많은 곳이며 그만큼 초소형 평수부터 초대형 평수까지 모든 규모의 평면이 있어 재건축 진행 시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3. 수내동 양지마을(금호, 한양, 청구)
- 양지금호1단지 : 1992년 / 918세대 / 201% / 84, 133, 164, 198
- 양지청구2단지 : 1992년 / 764세대 / 214% / 84, 84, 134, 173, 197
- 양지금호한양3,5단지 : 1992년 / 814세대 / 215% / 91, 101, 114, 134, 154, 192
- 양지한양5단지 : 1992년 / 1,430세대 / 157% / 28, 35, 42, 48, 79, 84, 114, 134, 143, 164, 185, 200
- 양지금호청구6단지 : 1992년 / 286세대 / 236% / 55, 59, 65
- 양지 한양6단지 : 1993년 / 176세대 / 225% / 59
총 4,388세대, 평균 용적률 약 195%
서현동 시범단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입지를 가진 아파트이다. 서현역 시범단지와 거의 유사한 구조로 조성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단지 블록 내에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있다(중학교는 파크타운 쪽에 있다). 단지 중앙부에 상업지구와 공원을 끼고 있고 수내역, 롯데백화점 및 수내역 상업지구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서현동 시범단지보다 중앙공원, 탄천 접근성이 조금 더 좋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중대형 평수 중심인 아파트이다. 단지수가 많고 서현 시범단지처럼 양지한양5단지 아파트의 평면이 다양하고 소형 평수가 많은 게 재건축 진행 시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4. 정자동 한솔마을(청구, LG, 한일)
- 한솔청구1단지 : 1994년 / 858세대 / 155% / 49, 84, 101, 134
- 한솔LG 2단지 : 1995년 / 598세대 / 211% / 101, 134, 164
- 한솔한일 3단지 : 1993년 / 416세대 / 154% / 59, 84, 101, 130
총 1,872세대, 평균 용적률 약 173%
정자동 안쪽에 위치한 아파트들이다. 분당 시범지구 지정 후보 아파트들 중 지하철역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단지 내에 학교가 한 곳도 없는데, 생활하기에는 불편해도 오히려 재건축에서는 이게 큰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대형 평수 중심의 아파트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재건축 동의율이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객관적인 입지 평가에서는 하위권일수 있지만, 단지수가 3개 밖에 되지 않고 세대수가 적어 의견을 모으기 유리한 점이 있다. 다만 청구와 한일 아파트는 용적률이 낮은 반면, LG는 용적률이 높아 이해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수 있는 지와 선도지구로 선정되기에는 규모가 적은 게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5. 정자동, 금곡동 정자일로(임광보성, 서광, 계룡, 화인, 한라)
- 상록임광보성 : 1995년 / 568세대 / 182% / 48, 67, 84
- 청솔한라 : 1995년 / 768세대 / 207% / 58, 69, 84
- 청솔유천화인 : 1995년 / 624세대 / 184% / 40, 84, 84
- 청솔계룡 : 1996년 / 492세대 / 206% / 55, 84
- 청솔서광영남 : 1995년 / 408세대 / 183% / 53, 70, 84, 84
총 2,860세대, 평균 용적률 193%
임광 아파트는 정자동, 나머지 아파트는 금곡동에 속하며, 남북으로 긴 모양의 아파트 단지이다. 수인분당선, 신분당선 더블 역세권인 미금역 역세권 아파트들이며 정자일로를 따라서 배치되어 있다. 정자일로 주변과 미금역 일대에 조성된 카페거리나 상업지구를 이용하기 용이하며, 탄천과 금곡공원 등 주변에 녹지나 공원 접근성이 좋다. 이곳 역시 정자동 한솔마을처럼 단지 내에 학교가 한 곳도 없다. 정자동 한솔마을처럼 재건축 동의율 80%가 넘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세대수에 비해 묶인 단지수가 많아 재건축 추진 시 의견을 모으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6. 구미동 까치마을(대우롯데선경, 주공 2단지, 주공 5단지)
- 까치대우롯데선경 : 1995년 / 976세대 / 145% / 51, 70, 84, 101, 134
- 까치주공2단지 : 1995년 / 768세대 / 150% / 49, 49, 59, 58
- 하얀주공5단지 : 1995년 / 779세대 / 131% / 35, 35, 36, 38, 39
총 2,523세대, 평균 용적률 142%
분당 내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선도지구 후보 아파트 단지이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아파트 평당 매매 시세가 가장 저렴해 입지적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아파트이다. 미금역 역세권이고 탄천이 가깝다. 사업지구 내에 속하지는 않지만 바로 옆 블록에 초,중,고가 모두 있어서 교육환경도 괜찮은 편이다. 다른 곳에 없는 구미동 까치마을 최고의 장점은 분당서울대병원 접근성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을 걸어서도 갈 수 있다는 입지적 장점이 있다. 이곳도 지구 내에 학교가 한 곳도 없고, 단지수가 3개로 의견을 모으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선도지구 후보들에 비해 소형 아파트가 많고 단지별 용적률 차이가 적으면서도 용적률이 낮다는 게 특징이다.
정리
지금까지 분당에서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노력 중인 6개 통합 아파트 단지들의 개요, 특징,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봤다. 분당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2개 정도의 선도지구가 선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규모가 큰 지구가 1개, 중소규모 지구가 1개 선정될 것으로 예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서현동 시범단지와 정자일로 아파트들이 선정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서현동 시범단지는 노후도, 도시 기능 향상과 확산 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될 것 같고 역세권 대형 재건축 사업의 마스터 플랜을 적용해볼 사례가 필요하기 때문에 선정될 것으로 예상해봤다.
정자일로 아파트 단지는 규모가 엄청 크지도, 작지도 않고 입지가 좋아 확산 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주민 참여도가 높아 주민 참여도 점수가 높을 것이라는 점도 예상 선정 근거이다.
아무래도 비역세권 단지들은 재건축이 될 때 되더라도, 선도지구로는 지정되기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각 지자체들은 5월부터 본격적인 선도지구 선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며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까지는 선도지구 지정은 완료하고 현 정부 임기내 착공, 2030년 사업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