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던 재건축 아파트 투자는 철 지난 이야기가 되었다. 과거 강남, 반포, 과천 등 핵심 입지에 자리한 5층짜리 저층 아파트를 재건축 하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현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로 재건축 된 개포주공4단지의 경우 전용 50제곱미터 조합원이 전용84제곱미터 아파트를 받는 조건으로 낸 분담금이 1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반포주공 1단지는 분담금이 아닌 환급금으로 인한 세금 이슈 때문에 문제가 될 정도였다. 그만큼 과거에 재건축 된 아파트들은 용적률이 낮았고 사업성이 좋았다는 이야기다. 아직 재건축을 못한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부족했던 아파트들이고, 공사비 인상 등의 이슈로 재건축 옥석 가리기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재건축 아파트 매수 시 고려해야 할 점들에 대해 정리해봤다.
재건축 아파트 매수 시 고려해야 할 점
1.낮은 용적률
용적률이 200% 이하여야 한다. 사실 200%도 높게 잡은 편이다.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160 ~ 180% 정도의 용적률을 재건축의 마지노선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지금 상황에서 용적률이 200%가 넘는다면, 재건축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은마 아파트가 지금까지 재건축이 되지 않은건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이 낮다는 게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다. 중요한 건 용적률만 낮다고 해서 사업성이 좋다고는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어서 살펴볼 세대별 대지지분도 중요한 요소다.
2. 높은 대지지분
대지지분은 전체 아파트 부지에서 내가 소유한 땅의 넓이이다. 일반적으로 전용면적보다 작으며, 등기부등본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대지지분이 많을 수록 재건축에 유리하다. 내가 가진 땅이 넓어야 남에게 떼줄 것도 많기 때문에 내 부담이 줄어든다고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대지지분이 50제곱미터(약 15평) 이상인 중대형 아파트가 재건축에 유리하다.
대지지분이 작으면 남에게 줄 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온전히 자신의 부담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상계주공5단지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전용 37제곱미터 보유 조합원이 전용 84를 받기 위해서는 분담금 5억을 내야 했다. 상계주공 5단지는 용적률이 93%밖에 되지 않는 5층짜리 아파트이지만, 대지지분이 낮아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용적률만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지지분이 작아서 생기는 이슈 – “84㎡ 분담금 5억이라니”…속도내던 상계주공5 발목 잡혔다 – 매일경제 (mk.co.kr)
참고로 최근 분양하는 전용 84 아파트들의 대지면적이 50제곱미터 전후이다. 30평대 이상은 매수해야 어느 정도 대지지분을 가질 수 있다.
3. 규모
세대수가 많을수록 재건축에 유리하다. 재건축도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나홀로 아파트보다는 세대수가 많은 아파트가 좋다. 통상적으로 1,000세대 이상은 되어야 재건축을 진행할만하다고 본다. 단, 너무 큰 단지도 좋지 않다. 조합원 의견 수렴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은 순항중인 둔촌주공 재건축이 왜 그렇게 요란하게 사업을 추진했는지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세대수가 적어서 생기는 문제 – 신반포 18차 337동(포스코 오티에르) 재건축 분담금 이슈 (landstockbiz.com)
4. 면적 구성
소형 평형과 대형 평형이 섞여있는 아파트는 좋지 않다. 대지지분에 따른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상대적으로 대형 평형 조합원들이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돈 앞에서 의견 일치를 보기가 쉽지 않다. 면적이 비교적 균일하게 이루어진 아파트 단지들이 평형별 이해관계 차이가 적어 재건축 추진이 빠른 편이다.
5. 종상향 가능성
확률이 높진 않지만, 종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재건축 사업 추진이 유리해진다. 최근 일부 여의도 재건축 단지에서 재건축 후 환급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좋은 사례다. 지금 받고 있는 용적률로는 분담금을 내야하지만,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올릴 경우 분담금 대신 환급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보유 조합원이 전용 84를 신청할 시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 약 2억 원 초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1기신도시들이 노후도시 특별법으로 들썩이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종상향을 통해 최대 용적률 500%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종상향 이슈 – 강남재건축은 3억 내는데…1.4억 돌려받는 여의도한양 | 한국경제 (hankyung.com)
6.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
앞으로 재건축 매물에 투자한다면, 해당 아파트 소유주들의 나이대도 분석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유주 연령이 높고, 직접 거주하는 경우가 많으면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은 재건축으로 인해 3~4년 이상 살던 집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집에 산다고 해도 얼마나 살지 알 수 없고, 건강이 악화되어 새집에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노인들은 돈이 없다는 점이다. 노인 빈곤율 1위인 나라에서 노인 소유주가 재건축 분담금 3~4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다소 무리가 섞인 가정이다. 반대로 젊은 소유주들이 많다면 사업 추진이 빠를 가능성이 높다. 젊은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으로 근로 소득을 통해 분담금을 납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분위기를 파악하거나, 시간대와 요일을 달리하여 여러 번 임장을 와보거나, 전월세 등으로 직접 살아보면서 분위기를 느껴보는 방법으로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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