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서남권 준공업지역 대개조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의 핵심은 서남권에 많이 지정된 준공업지역의 용적률을 높일 수 있게 허용하고, 한강과 안양천 등 하천 공간을 활용해 녹지를 추가 확보하고, 기존에 조성된 인프라인 공구상가, 공항 등의 시설을 복합 개발하여 지역의 성장 동력을 만들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서남권 준공업지역을 생활권이나 행정구역을 고려해 9개 지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의 입지적 특징과 시세 등을 분석해본다.
서울 서남권 대개조 계획에 관한 자세한 내용 → 서울 서남권 개조 계획 분석(산업혁신, 주거혁신, 녹색매력) (landstockbiz.com)
서울 서남권 준공업지역 분석
서남권에 위치한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은 생활권이나 행정구역 등을 고려했을 때 아래와 같이 분류해 볼 수 있다. 각 지역의 특징과 시세를 간단하게 확인해본다.
1. 문래역 주변 문래동 일대
문래역을 기준으로 문래힐스테이트, 문래자이 두 개의 대단지 아파트가 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두 아파트의 전용 84 호가는 14억원 대부터 형성되어 있다. 영문초 주변으로 소규모 아파트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준공업지역이지만 주거지로 형성되어 있다. 문래근린공원, 홈플러스와 타임스퀘어 등이 가깝고, 문래역 남쪽 공장지대에 상점과 공방들이 들어오면서 최근 문래창작촌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준공업지역인 성수동 상권이 성공했듯이, 문래동 상권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문래역 일대는 당산역 주변보다는 못하지만, 양평역 주변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 양평역 주변 양평동 일대
안양천을 경계로 목동 오목교 상권과 마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주변의 문래동이나 당산동이 주거지역 중심의 준공업지역이라면, 양평동은 주거지역과 지식산업센터 등이 혼재되어 있는 곳이다. 상대적으로 주거 환경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영등포 중흥S클래스를 시작으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등으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목동 상권을 공유할 수 있으며 롯데마트, 코스트코 등의 마트 이용도 편리한 곳이다. 문래동이나 당산동에 비해 시세는 밀리는 편이나, 양평역 역세권 최신축 아파트인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전용 84 분양권 가격 호가는 14억원 이상으로 형성되어 있다.
3. 당산역 주변 당산동 일대
당산동은 서남권 준공업지역 중 최고 입지라고 할만한 곳이며 그에 걸맞게 가장 높은 부동산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다. 2호선과 9호선 더블역세권에 한강을 끼고 있는 평지 지역이기 때문이다. 마포, 공덕, 여의도, 강남 등 서울 주요 요충지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가깝게는 목동, 멀게는 일산, 김포, 부천 등에서 오는 버스들이 모이는 교통의 요충지인만큼 상권도 크게 발달되어 있다. 당산동에 있는 최신축 아파트인 당산센트럴아이파크의 전용 84 호가는 18억원에 이르며, 20년된 구축 아파트인 당산삼성래미안도 전용 84가 15억이 넘는다. 아파트 단지의 규모가 작아서 그렇지 아파트들이 밀집되어 있는 준공업지역이다.
4. 도림천역 주변 신도림동 일대
1~3번 지역들이 준공업지역이지만 주거 기능이 강했던 데 반해, 도림천역 주변 신도림동은 아직도 소규모 공장들이 밀집된 공업지대이다. 안양천을 끼고 소규모 공장들이 분포되어 있다. 신도림 293번지를 중심으로 재개발 이야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진척 속도가 매우 느리다. 목동 신시가지, 신도림역과 가까워서 입지가 좋은 곳이기 때문에 향후 개발 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도림 일대 개발 잰걸음…미성아파트, 안전진단 통과 | 한국경제 (hankyung.com)
5. 구로디지털단지역 주변 G밸리 일대
이곳은 주거지역으로는 개발이 사실상 어려운 곳이다. 넷마블 본사를 비롯해 수 많은 지식산업센터들이 들어와 있고, 소규모 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남권 최대 일자리 제공 지역 중 하나이다. 2025년 신안산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이 완공되면 여의도와 광명역 접근성이 좋아져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 대장 아파트인 힐스테이트뉴포레의 전용 84 호가는 15억원이다. 신축에 초역세권 아파트여서 관악구임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6. 가산디지털단지역 일대
구로디지털단지 주변과 함께 대규모 지식산업센터와 공장, 물류 창고 등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마리오 아울렛을 필두로 의류 아울렛 밀집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역시 구로디지털단지 주변처럼 주거지역으로의 개발은 어려운 곳이다. 금천구의 인구가 22만 밖에 되지 않고 부동산 가격도 낮아 서울에서 하위권에 속하지만, 세수나 재정자립도면에서는 중위권에 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가산디지털단지 일대에 자리한 수많은 회사들에서 나오는 세금 때문이다. 가산디지털단지 가운데를 지나는 경부선 철로 때문에 지역 생활권 단절 문제가 있고, 이로 인해 교통 정체 문제도 심각한 편이다. 경부선 지하화가 이루어진다면 큰 수혜를 받는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7. 9호선 등촌, 증미, 양천향교역 일대
문래동, 양평동, 당산동 일대처럼 준공업지역임에도 주거지역으로 개발된 곳이다. 한강과 9호선을 끼고 있다는 입지적 장점이 있어서 이미 높은 부동산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한강변이라면 평지일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크고 작은 언덕으로 이루어진 구릉지역이다. CJ 가양공장 부지 개발, 가양등촌지구 노후도시 특별법 재건축 호재 등이 있는 곳이다. 단점이라면 대부분 구축이고 아파트 규모가 500세대 미만의 작은 단지가 많다는 점이 꼽힌다. 염창역과 가장 가까운 염창한화꿈에그린이 가장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고 뒤이어 염창롯데캐슬, 강서한강자이 등의 아파트가 있다. 문래동 일대의 아파트와 가격이 비슷한 편인데, 아파트 연식을 고려하면 문래동보다 낮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염창역, 가양역 주변 임장 후기(염창동, 가양..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8.구로역 주변 구로동 일대
구로역 앞은 구로중앙유통단지, 구로공구상가 등이 있는 전형적인 공업지역이다. 이곳은 서울시에서 물류와 업무 복합 단지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로1동은 준공업지역임에도 구로주공아파트를 비롯해 아파트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노후화가 심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으나 속도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이슈가 있었으나 작년에 광명시의 반대로 이전이 무산된 상황이다. 재건축과 구로차량기지 호재는 있으나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고, 1호선과 안양천, 서부간선도로, 남부순환도로 등으로 둘러싸인 사실상 섬과 같은 입지라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봤던 지역들과 비교하면 아파트 시세가 확실하게 떨어지는게 눈에 보인다.
9.개봉역 주변 고척동 일대
서울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이 생기고, 남부구치소가 이전한 자리에 40층이 넘는 고척아이파크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변 모습이 달라졌다. 이곳의 준공업지역도 대부분이 아파트나 빌라가 들어서 있다. 주택가의 규모가 작고 아파트도 입지가 좋지 않아 정비사업 추진은 힘든 상황이다. 이 주변 아파트 시세는 구로동보다 더 낮게 형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