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거래 시간이 정해져있다. 주식 거래 시간의 특징은 시간마다 거래할 수 있는 방법과 적용되는 원리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번 글에서는 여러 가지 주식 거래 중 동시호가 거래의 작동 원리를 예시를 통해 설명해 본다. 먼저 동시호가 거래를 운영하는 시간과 동시호가 거래를 운영하는 이유부터 간단하게 살펴본다.
동시호가 거래 운영 시간
동시호가라고도 불리는 단일가매매는 정규장 이전과 이후에 적용되는 주식 거래 방법이다.
2025년 2월 현재 국내 주식에서 동시호가가 적용되는 거래 시간은 다음과 같다.
- (장전) 8시 30분 ~ 9시
- (정규장 종료 직전) 3시 20분 ~ 3시 30분
※ 2025년 3월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 정규장 종료 직전 동시호가 거래 시간은 3시 25분부터 3시 30분까지 5분으로 변경된다. 카드뉴스 – 홍보자료 – 알림마당 – 금융위원회 – 대체거래소(ATS) 출범
동시호가의 특징은 시간 원칙을 무시하는 거래라는 점이다. 주식 거래는 가격, 시간, 수량 순서대로 우선하는데 동시호가 거래는 여기서 시간 조건이 사라지고 가격과 수량 조건을 통해서만 주식 거래가 체결된다.
예를 들어 정규장에서는 같은 가격에 주문했다면, 먼저 주문한 사람의 거래가 우선적으로 처리되지만, 동시호가 거래에서는 주문 순서에 상관 없이 들어온 주문을 모아놓았다가 조건에 맞게 동시에 체결이 된다.
동시호가 거래의 개념을 이해하기 전에 차트를 하나 살펴본다. 아래 차트는 2월 6일 상장한 LG CNS의 분봉 차트이다. 3시 20분부터 30분까지 10분간 진행된 동시호가 거래를 통해 종가(5만 5,800원)가 마지막 체결 단가인 5만 5,300원보다 500원 높게 결정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시호가 거래 운영 이유
주식 거래에서 동시호가 거래를 운영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1. 가격 왜곡 방지
개장 전이나 폐장 직전에는 대량의 주문을 넣는 방법으로 시초가나 종가를 왜곡하기 위한 개입이 있을 수 있다. 동시호가 거래는 이와 같은 개입을 어렵게 해서 주식의 가격의 변동성을 줄이고 가격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2. 거래 안정화
개장 전이나 폐장 직전에는 동시에 많은 주문들이 쏟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동시에 쏟아지는 주문을 처리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거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동시호가 거래는 실시간으로 거래를 처리하지 않고 모아서 처리하기 때문에 과부하를 막고 주식 거래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동시호가 거래 원리와 예시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동시호가 주식 거래의 원리를 예시를 통해 알아본다.
두 가지 예시를 통해 동시호가가 어떻게 작동하는 지 설명해본다.
1. 첫 번째 예시 – 최종 거래 가격 일치 시
먼저 아래와 같은 상황이 있다고 가정해본다.
주식 거래는 가격 조건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매도자는 낮은 가격을, 매수자는 높은 가격을 쓴 사람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따라서 가장 높은 매수 가격을 제시한 트럼프와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클린턴에게 우선권이 있다. 트럼프와 클린턴이 제시한 가격이 같기 때문에 둘 사이에서 거래가 체결된다. 단, 트럼프는 800주 중 400주만 체결되며 나머지 400주는 매수 잔량에 쌓이게 된다.
오바마와 바이든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바마는 10만 1,000원에 팔고 싶어하지만, 바이든은 9만 9,000원에 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또한 10만 원에 사고 싶어하기 때문에 거래가 체결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시초가와 종가는 최종 거래가 체결된 가격인 10만 원으로 결정된다.
2. 두 번째 예시 – 최종 거래 가격 불일치 시
이번에는 조금 다른 상황을 가정해본다.
가장 낮은 매도 가격을 제시한 매도자인 영삼의 100주가 가장 먼저 가장 높은 매수 가격을 제시한 근혜와 거래가 체결된다. 근혜의 주문 500주 중 100주는 영삼의 100주로 거래되며, 나머지 400주는 다음 매도 가격을 제시한 무현의 600주 중 400주가 체결된다. 무현의 남은 매도 물량 200주는 근혜 다음으로 높은 매수 가격을 제시한 석렬의 200주와 거래가 성사된다.
근혜는 운이 좋아서 500주 중 100주는 주당 2,000원을, 나머지 400주는 주당 1,000원을 싸게 살 수 있었다. 석렬이는 원하는 매수 호가인 10만 원으로 무현의 200주를 매수할 수 있었다. 재인과 대중은 주식을 거래할 수 없다. 동시호가 거래에서 매도 주식은 매도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지 않고, 매수 주식은 매수호가보다 높은 가격에 사지지 않기 때문이다. 9만 8,000원에 사고 싶은 재인과 10만 1,000원에 팔고 싶은 대중은 접점이 없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
이 거래에서는 첫 번째 예시의 거래와 달리 거래 종료 후 매수 가격(9만 8,000원)과 매도 가격(10만 1,000원)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장전 매매에서는 전일 종가에 가까운 가격이 시초가로 결정되며, 정규장 종료 직전 매매에서는 마지막 체결 단가에 가까운 가격이 종가로 결정된다. 위 거래가 만약 장전 동시호가 거래였고, 전일 종가가 10만 원이었다면 9만 8,000원과 10만 1,000원 중 10만 원에 더 가까운 10만 1,000원이 시초가로 결정되는 것이다.
정리 – 동시호가 거래 팁
동시호가는 초보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초보자이고 동시호가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동시호가 거래에서는 비상식적인 가격과 수량을 넣은 주문을 통해 시세를 조종하고자 하는 세력들이 많기 때문에 거래 시 주의해야 한다. 전략을 잘 세워서 주식을 시세보다 싸게 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 비싸게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위 주문이 다소 정리되는 동시호가 거래 막판(종료 1~2분 전)의 상황을 보고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매수를 원한다면 제시되는 호가보다 조금 더 높게, 매도를 원한다면 제시되는 호가보다 조금 낮게 책정해서 주문을 걸면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