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지구 발표를 한 달여 앞두고 있다. 분당에서만 30개가 넘는 아파트 단지가 선도지구를 신청했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열기가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분당 재건축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분당의 급지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인가이다. 강남 다음가는 입지가 될 것이라는 사람부터, 과거의 영광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분당의 시세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서의 분당의 급지를 분석해본다. 현재의 급지를 알면 향후 어디까지 나갈 수 있을 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세를 통해 분당의 급지 분석해보기
분당신도시는 신도시 중 가장 넓은 신도시이다. 분당에 있는 아파트 단지 수만 100여 개이다. 이 모든 아파트가 재건축이 원활하게 될 가능성은 낮다. 지금 시장에서 보고 있는 분당 재건축은 분당 핵심 지역인 서수정(서현, 수내, 정자)과 이매 정도로 압축된다. 수인분당선 라인을 따라 역세권 지역과 대단지 아파트들이 분당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 글에서 의미하는 분당 시세는 서수정 라인에 있는 선도지구 선정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들이다. 한 마디로 분당의 핵심 지역, 분당 최상급지라고 볼 수 있다. 먼저 30년 된 구축인 분당의 시세가 어느 정도인지, 어느 지역과 급지가 비슷한지 살펴본다.
과천
먼저 과천과 분당을 비교해본다. 비교 대상은 같은 구축인 과천주공4단지와 분당의 시범삼성한신이다. 전체적인 가격이 과천이 조금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천이 평수도 더 작지만 가격도 높다.
- 과천주공4단지 – 1983년 / 1,110세대 / 159% / 17억 9,500만원(전용 82, 13층, 24년 5월)
- 분당 시범삼성한신 – 1991년 / 1,781세대 / 용적률 191% / 17억 2,500만원(전용 84, 5층, 24년 7월)
과천 프레스티어자이 분양가를 통해 본 분당 느..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판교
판교의 부대장 급인 봇들마을 8단지와 분당 시범삼성한신을 비교해본다.
- 판교 봇들마을8단지 – 2009년 / 447세대 / 용적률 199% / 22억원(전용 84, 7층, 24년 8월)
- 분당 시범삼성한신 – 1991년 / 1,781세대 / 용적률 191% / 17억 2,500만원(전용 84, 5층, 24년 7월)
판교가 분당보다 시세가 확연하게 앞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연식 차이가 20년 가까이 나기 때문에 동일 선상의 비교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20년이라는 연식 차이를 고려해서 1년당 1.5%p의 감가를 적용하면, 판교의 시세는 약 16억 원 정도로 분당의 시세가 더 높다고 볼수도 있다. 현재 판교는 분당이 구축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유리함을 가지고 있다. 분당이 신축으로 태어난다면, 신축 프리미엄에 보다 우수한 입지로 판교보다는 분당의 시세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
잠실의 대장 아파트인 잠실주공5단지와 분당 시범삼성한신을 비교해본다.
- 잠실주공5단지 – 1978년 / 3,930세대 / 용적률 138% / 28억 3,300만원(전용 84, 15층, 24년 8월)
- 분당 시범삼성한신 – 1991년 / 1,781세대 / 용적률 191% / 17억 2,500만원(전용 84, 5층, 24년 7월)
잠실은 확실히 분당보다 앞서는 모습이다. 거의 비교를 불허할 정도이다. 분당이 잠실보다 못한 것은 확실하니 잠실보다 상급지인 강남, 서초에는 비비지 못한다. 잠실보다 살짝 아래인 목동도 분당보다는 확실한 상급지이다(목동은 재건축 사업성도 분당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강남, 잠실, 송파와 마포 구축과 비교해 본 분당 아파트 가격 (ft.현재 분당은 거품인가?) (landstockbiz.com)
강동
강동구 고덕동, 상일동 일대는 재건축으로 다시 태어난 동네이다. 강동의 대장 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과 분당 시범삼성한신을 비교해본다.
- 고덕그라시움 – 2019년 / 4,932세대 / 용적률 249% / 20억 4,000만원(전용 84, 8층, 24년 8월)
- 분당 시범삼성한신 – 1991년 / 1,781세대 / 용적률 191% / 17억 2,500만원(전용 84, 5층, 24년 7월)
30년 가까운 연식 차이가 나는데 가격 차이가 18%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강동 대장 고덕보다는 분당이 상급지인 것으로 보인다.
마포
마포 최상급지인 공덕역 인근 구축 아파트들과 분당 양지마을금호의 시세 비교다. 양지마을금호는 시범삼성한신과 시세 차이가 거의 없는 아파트다.
- 공덕삼성 – 1999년 / 651세대 / 266% / 14억 6,500만원(전용 84, 22층, 24년 7월)
- 신공덕래미안1차 – 2000년 / 834세대 / 287% / 15억 3,500만원(전용 84, 19층, 24년 9월)
- 마포삼성 – 1997년 / 982세대 / 277% / 15억 5,000만원(전용 84, 14층, 24년 8월)
- 양지마을금호1단지 – 1992년 / 918세대 / 215% / 17억 3,000만원(전용 84, 6층, 24년 8월)
마포 공덕역 인근 신축과 준신축에 비해서는 분당의 시세가 쳐지지만, 비슷한 연식의 구축 아파트들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시세가 더 앞선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의 가격 차이는 약 3억 원 정도인데, 이 정도면 분당이 마포보다는 다소 상급지인 것으로 보인다.
성동
성동구는 중심이 되는 지역이 따로 없다. 핫한 지역들인 성수, 옥수, 왕십리로 나눠서 살펴본다.
옥수동 구축 중 최고 대장 아파트는 한남하이츠이다. 한강뷰가 가능하고 3호선 옥수역 초역세권 아파트이다. 무엇보다 재건축이 관리처분인가에 임박한 단지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다. 왕십리는 서울에서는 지하철로는 가장 좋은 아파트라고 생각이 드는 서울숲삼부아파트와 비교해본다.
- 강변건영 – 2002년 / 508세대 / 301% / 22억 5,000만원(전용 84, 17층, 24년 8월)
- 옥수 한남하이츠 – 1982년 / 535세대 / 143% / 22억원(전용 84, 11층, 24년 8월)
- 서울숲삼부 – 1996년 / 498세대 / 253% / 16억 6,000만원(전용 84, 12층, 24년 9월)
- 분당 시범삼성한신 – 1991년 / 1,781세대 / 용적률 191% / 17억 2,500만원(전용 84, 5층, 24년 7월)
성수동과 옥수동의 한강변은 확실하게 분당보다 상급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 옥수동 안쪽 아파트들은 분당 대장 아파트들보다 시세가 낮았다. 왕십리는 분당보다 낮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왕십리 뉴타운으로 들어선 텐즈힐의 국평 시세가 15억 원 전후이기 때문에 분당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보다 급지가 낮은 금호동과 행당동 구축 역시 분당의 시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광진
마지막으로 서울 광진구의 광장동과 시세를 비교해본다. 광장동에서 구축인 아파트이면서 한강변인 광장 극동2차와 한강변은 아닌 구축 아파트인 구의현대2단지를 살펴본다.
- 광장 극동2차 – 1989년 / 896세대 / ? / 18억원(전용 84, 13층, 24년 8월)
- 구의 현대2단지 – 1996년 / 1,606세대 / 307% / 16억 1,000만원(전용 84, 22층, 24년 8월)
- 분당 시범삼성한신 – 1991년 / 1,781세대 / 용적률 191% / 17억 2,500만원(전용 84, 5층, 24년 7월)
분석 결과 광진과 분당의 시세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변을 끼고 있는 광장 극동2차가 조금 더 높다, 한강변이 아닌 구의 현대2단지는 조금 낮았다. 그러나 구의 현대2단지의 살벌한 용적률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광장동 일대가 조금 더 시세가 높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분당에 비해 시종일관 우위를 유지한 곳이지만, 최근 분당의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른 모습이다. 현재 가격적으로는 서울에서 분당과 가장 비슷한 시세를 보이는 지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리
지금까지 서울 주요 지역과 분당의 아파트 시세를 통해 분당의 급지를 평가해봤다. 연식도 다르고, 세대수도 달라서 완전 1:1로 비교할 수는 없었지만, 최대한 비슷한 조건에서 비교해보려고 노력했다. 비교 결과 분당의 급지는 다음과 같았다.
서울에서 현재 분당보다 가격적으로 앞서는 곳은 많지 않았다. 서울 중에서도 확실한 상급지를 제외하면 분당보다 나은 곳은 한강변 일부 지역 밖에 없었다. 마용성이라 불리는 곳들도 용산의 이촌, 서빙고와 성동의 성동, 옥수 한강변 일부를 제외하면 분당보다 가격이 비싼 곳은 없었다.
생각보다 부동산 시장에서 분당의 티어가 높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서울 공화국, 서울 아닌 지역은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시대에서 수도권 동남권,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티어를 가진 분당은 평균 용적률 180% 내외에서도 재건축 사업성을 볼 수 있는 놀라운 지역이었다.
분당의 모든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새롭게 태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시티 오브 런던처럼 재건축으로 새롭게 태어날 시티 오브 분당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