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과 판교 비교 – 누가 더 상급지인가?

자주 방문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목동과 판교를 두고 어느 지역이 더 상급지인지 토론이 벌어졌다. 개인적으로는 목동이 더 상급지라고 생각했는데, 판교가 상급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를 들어보니 판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일리가 있어 보였다. 이번 글에서는 목동과 판교 두 지역의 장점과 대장 아파트의 가격, 특징 등을 분석해보고 어느 지역이 더 상급지인지 분석해본다.


목동 vs 판교 : MLBPARK (donga.com)


목동과 판교 – 장점 비교

목동과 판교가 가진 장점부터 비교해본다.


목동의 장점

  • 서울 3대 학군지로 꼽힐만큼 학군이 좋다.
  • 강남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울이다.
  • 서울 서남부권에서 보기 쉽지 않은 택지개발지구이다.
  • 재건축 호재가 있다.


우리가 목동이라고 하는 지역은 행정구역 상 목동이라기보다는, 목동신시가지아파트와 인근 지역을 의미한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1980년대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목동과 신정동 일대에 조성된 대규모 택지지구로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있으며 총 26,600세대이다. 지하철 5호선을 기준으로 북쪽에 있는 1단지 ~ 7단지를 앞단지, 8단지 ~ 14단지를 뒷단지라고도 부른다. 모양이 울퉁불퉁한 이유는 기존에 조성된 마을을 피해서 구역을 설정하다보니 이런 모양이 나왔다.

목동 아파트 단지 개요
목동 아파트 단지 개요

노후화가 많이 진행된만큼 모든 단지들이 본격적으로 재건축에 나서고 있으며, 대부분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지구단위계획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에서도 재건축을 적극 장려하는 모양새다.

목동 학군은 대치, 목동, 중계라는 서울 3대 학군지로 칭해질만큼 유명하다. 목동은 학군 빼면 시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학군이 잘 형성된 곳이다. 목동에 학군이 잘 형성된 이유는 목동이 서남부지역에 조성된 몇 안되는 택지지구라 쾌적한 거주 환경 속에서 아이를 기르기 좋은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5호선을 통해 여의도나 광화문으로 출퇴근이 용이해지면서 해당 지역에 직장을 둔 고소득 직장인들이 많이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학군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목동은 구축이기는 하지만 낮은 용적률과 택지지구라는 깔끔함, 현대백화점을 필두로 한 지구 내 편의 및 행정시설 이용 편리, 높은 교육열과 학군이라는 장점으로 서울 서남권 부동산 최상위 급지를 유지하고 있다.


판교의 장점

  • 강남 접근성이 좋다.
  • 일자리가 많아 직주 근접 환경이 우수하다.
  • 조성된 지 1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비교적 깔끔한 신도시이다.
  • 이미 형성된 분당의 생활권과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판교는 판교신도시 지역을 칭한다. 판교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 하나로 목동보다 약간 큰 약 29,000세대 규모로 건설되었다. 2000년 대 후반에 입주를 시작해 어느새 15년 차를 앞두고 있다. 직주근접 신도시를 표방하며 주거지역 면적에 필적하는 산업단지(판교테크노밸리) 면적을 지정했다. 이렇게 조성된 판교테크노밸리는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제2, 제3 판교테크노밸리 개발로 이어졌고 현재 판교가 지금의 위상을 가지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목동이 5호선을 기준으로 앞단지, 뒷단지로 나눠진다면, 판교는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서판교와 동판교로 나뉜다. 판교역과 판교테크노밸리, 현대백화점 등 판교의 주요 시설이 밀집되어있는 동판교가 판교의 시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서판교는 주거의 편리성보다는 조용함과 한적함, 쾌적한 주거 환경 등이 강점인 지역이다.

판교는 양질의 IT 일자리에서 나오는 풍부한 배후 수요가 매력적인 곳이다. 이런 판교에 강남역까지 13분만에 갈 수 있는 신분당선 개통은 판교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부동산 서열이 강남 접근성으로 나눠지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강남 접근성 증대는 큰 호재였다. 판교와 분당의 경계 지점에 위치한 GTX-A 성남역이 개통되면 동판교 지역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판교가 좋은 점 중 하나로는 경기 남부 최대 규모 신도시인 분당신도시의 인프라와 학군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분당신도시의 아파트는 노후화되었지만 일자리, 백화점, 상점, 교통망 등의 인프라는 아직 건재하다. 판교는 분당의 인프라를 누리면서 비교적 신축인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분당의 주거 수요까지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



단점 비교

두 지역의 장점을 살펴봤으니 단점도 살펴본다. 사실 두 지역 모두 너무나도 좋은 곳이라 단점이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점이라고 해야 맞다.


목동의 아쉬운 점

  • 강남 접근성이 떨어진다.
  • 대중교통(특히 지하철) 및 전반적인 교통 환경이 좋지 않다.
  • 40년 가까이 된 노후 아파트이다.


판교의 아쉬운 점

  • 신도시 조성 당시부터 임대 비율이 높았다(30% 이상).
  • 경기 남부 최고 입지라고 하나 그래봤자 경기도다.
  • 조금씩 노후화되고 있다.


이렇게 비교해봤을 때 목동과 판교는 서로 장점과 단점이 명확히 갈리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목동의 장점이 판교의 단점이 되고, 반대로 목동의 단점이 판교의 장점이 되고 있다.


목동과 판교 – 시세 비교

목동과 판교 지역에 있는 아파트의 시세를 비교해본다. 먼저 행정구역끼리 비교해본다.

목동과 동판교인 백현동, 서판교인 운중동을 비교해보았다. 백현동이 가장 가격이 높았고 다음이 목동, 다음이 운중동이었다. 백현동에는 대형 평수 거래가 있어서 가격이 높게 찍힌 매물이 많았다.

목동과 판교 가격 비교
목동과 판교 가격 비교


각 지역의 대장 아파트끼리 비교해본다.

목동의 대장 아파트는 역시나 목동7단지이다. 목동 아파트 단지 중 지하철(5호선 목동역)과 가장 가까운 단지이면서 규모도 2,550세대로 3,100세대인 14단지 다음으로 큰 단지이기 때문이다. 용적률도 126%밖에 되지 않아 재건축 사업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추후 강북횡단선이 목동역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어 교통 호재도 있다.

판교의 대장 아파트는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아파트이다. 신분당선, 경강선 판교역과 가장 가까운 아파트 중 하나이며 올해 3월에 개통할 GTX-A 성남역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이다. 추후 월곶-판교선 개통 및 8호선 판교 연장 호재도 있는 지역이다. 또한 현대백화점과 기타 판교의 편의시설을 누리기 편한 위치에 있는 아파트이다.

두 아파트의 37평 실거래가를 비교해보면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오지만 고점은 목동7단지가 25억 4,000만원으로 판교푸르지오 그랑블의 24억 6,500만원보다 7500만원 더 높다. 그러나 두 아파트의 연식 차이가 20년이 넘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목동7단지가 유의미하게 가격이 더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목동7단지와 판교푸르지오그랑블 비교
목동7단지와 판교푸르지오그랑블 비교



목동과 판교 – 학군 비교

목동의 학군이 당연히 판교보다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진학성적 통계만 놓고 보면 판교 학군이 그리 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 중학교의 특목고 진학률만 놓고 보면 오히려 목동 지역의 중학교보다 판교 지역에 있는 중학교의 특목고 진학률이 더 높았다. 대신 학력 수준은 목동 지역 중학교가 판교 지역에 있는 중학교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분당과 목동 지역 중학교의 학력 수준이비슷했다).

목동, 판교 학군 비교
목동, 판교 학군 비교 – 특목고 진학률이 높은 매송, 판교, 신백현중학교는 모두 판교신도시에 있는 중학교다


학력 수준은 그렇지만 형성된 학원과의 양과 질에는 차이가 있었다. 목동은 앞단지의 이대목동병원 앞과 뒷단지의 중심상업지구, 앞단지와 뒷단지가 만나는 목동역과 오목교역 지역까지 총 세 곳의 학원가가 조성되어 있는 반면, 판교에는 학원가라고 할만한 지역이 없었다. 대신 판교는 인근 분당의 학원가를 공유하고 있었다. 분당의 학원가는 서현동, 수내동, 정자역 일대에 조성되어 있다. 학원의 규모로만 따지면 분당은 목동에 밀리지 않는 학원가를 형성하고 있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단지의 세대수가 분당신도시 세대수의 3분의 1 수준인 것을 고려해봤을 때, 두 지역 학원가 규모가 비슷하다는 것은 목동의 학원이 더 밀도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역시 목동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목동 학원가
목동 학원가


서현, 수내, 정자 분당 학원가
서현, 수내, 정자 분당 학원가



목동과 판교 – 소득 비교

통계가 동 단위로는 잡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군구 단위로 비교를 해야한다. 목동은 서울시 양천구에 속해짔지만 신월동과 신정동 일부 지역이 평균을 낮춰 제대로 된 소득 파악이 힘들다. 판교도 마찬가지로 성남시에 속해있지만, 판교와 분당의 생활수준이 중원구 일대의 구성남 지역과 차이가 크기에 제대로 된 소득 파악이 힘들다. 단, 양천구 내에서 목동신시가지아파트 거주 주민이 소수인반면, 성남시 내에서 판교와 분당 및 위례신도시 거주민은 다수이기 때문에 시군구 통계에서는 판교가 다소 유리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시군구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주소지 기준) 자료를 토대로 두 지역의 소득을 살펴보면 성남시가 1인당 5,413만원으로 전국 6위를 차지했고, 양천구가 1인당 4,924만원으로 전국 12위를 차지했다.


성남시, 양천구 소득 비교
성남시, 양천구 소득 비교


서울시 행정동별 소득을 보면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일대는 비교적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도 비슷한 자료가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아마 판교 일대도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행정동별 평균 소득, 출처 - GDS코리아
서울 행정동별 평균 소득, 출처 – GDS코리아



정리

두 지역은 부동산 가격, 학군, 소득면에서 모두 평균보다 높은 수준인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곳 모두 평균보다 높았으나 두 지역끼리 비교하면 가격과 학군면에서 목동이 판교보다 조금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고 소득은 확실한 자료를 구하지 못했으나 비슷한 것으로 추측된다. 결과적으로는 목동이 판교보다 다소 상급지인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의 미래는 두 지역 모두 밝아보인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는 현재 재건축 초기 단계이다. 조합이 설립되고 본격적인 재건축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면 지금보다 높은 가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목동의 가장 큰 단점인 노후화 문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2035년 시점으로 보면 목동은 신축 아파트가 되어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는 반면, 판교는 지어진 지 30년이 되면서 노후화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재건축에 성공한 분당 지역의 아파트로 지역의 중심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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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는 IT 산업의 메카로 IT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IT 계열 사업 분위기가 좋으면 더 잘나갈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다소 침체될 수도 있다(경남의 조선업 사업이 예시). 용인을 필두로한 경기 남부에 반도체 중심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산업의 중심이 판교보다 조금 더 남진할 수도 있어보인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판교가 가진 강점은 지금과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결론 – 두 지역 모두 참 좋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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