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1기 신도시) 리모델링 취소 단지 정리 – 리모델링 취소 이유

최근 공사비 급등과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으로 인해 기존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단지들이 사업을 철회하거나 재건축으로 방향을 트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서울과 수도권(1기 신도시)에서 시공사를 찾지 못해 난항을 겪는 곳부터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한 곳까지, 지역별 주요 단지 현황을 정리해 본다.


서울 지역 리모델링 취소 단지

서울은 주로 ‘공사비 갈등’과 ‘조합 내 갈등’이 주된 원인이다.
서울에서 리모델링이 취소되거나 갈등을 빚고 있는 단지는 다음과 같다.


개포 성원대치2단지(강남구 개포동 / 1,758세대 / 174% / 1992년)

성원대치2단지는 서울에서 가장 대표적인 리모델링 취소 단지이다. 총회를 통해 리모델링 조합 해산이 결정 됐다. 기존 시공사(현대·롯데) 계약 해지 후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며 시공사에게 빌려 쓴 금액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이와 관련하여 현재 법적 분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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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 극동(성동구 옥수동 / 900세대 / 219% / 1986년)

옥수 극동 같은 경우 조합에서는 리모델링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사업이 무산 직전에 있는 경우다. 기존 리모델링 시공사였던 쌍용건설과 결별 후 새 시공사를 선정하려 했으나 고저차가 큰 단지 특성상 리모델링에 부적합하여 사업이 무산되는 분위기다. 재건축 의견이 강해지는 것도 리모델링 사업의 악재다.


응봉 대림 1차(성동구 응봉동 / 855세대 / 208% / 1986년)

응봉 대림 1차 아파트는 리모델링 조합을 수립하고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지금은 리모델링 조합이 공식적으로 해산되고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소유자들이 적극적으로 재건축을 원해서 정밀안전진단 비용 모금을 4주만에 완료했다고 한다. 지금은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황이다.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한 이유는 역시나 리모델링의 단점이 크기 때문이다.

응봉 대림1차 재건축 선회
응봉 대림1차 재건축 선회

응봉 신동아(성동구 응봉동 / 434세대 / 282% / 1996년)

응봉 신동아 아파트는 리모델링 조합 해산과 동시에 공공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리모델링 조합은 아직 해산은 되지 않았지만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한강을 끼고 있는 성동구의 용적률 200% 이상 아파트들도 재건축 사업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은 빠르게 수축되고 있다.

응봉 신동아 공공 재건축 선회
응봉 신동아 공공 재건축 선회

풍납 강변현대(송파구 풍납동 / 226세대 / 239% / 1990년)

기존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조합 해산이 완료되었다. 시행 속도가 빠른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전환하여 2025년 4월 조합 설립을 마쳤다. 풍납 강변현대 역시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을 선택한 아파트 중 한 곳이다.


둔촌동 프라자(강동구 둔촌동 / 354세대 / 179% / 1984년)

둔촌동 프라자 아파트도 리모델링 조합을 결성했다가 청산한 아파트이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최근 리모델링 조합 청산이 완료되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리모델링 조합 청산과 함께 재건축을 향한 진도가 더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 둔촌동 프라자 아파트는 9호선 4단계 구간에 들어설 길동생태공원역 초역세권 아파트라서 재건축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둔촌동 프라자 재건축 선회
둔촌동 프라자 재건축 선회


수도권 리모델링 취소 단지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적용에 따른 용적률 상향 기대감이 재건축으로 선회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기존 셈법으로라면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았지만, 용적률을 크게 높일 수 있으면 재건축을 해도 수익성이 나오기 때문이다.


평촌 은하수 청구(안양시 동안구 / 440세대 / 205% / 1992년)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발효된 후 리모델링 추진을 공식 철회했다. 은하수 단지 통합 재건축 추진을 위해 재건축 준비위원회를 조직하여 조합 설립을 진행 중이다. 소유자들의 재건축에 대한 열망이 높다.

은하수 청구 재건축 희망 설문조사
은하수 청구 재건축 희망 설문조사

평촌 샘마을 대우·한양(안양시 동안구 / 1,334세대 / 210% / 1992년)

평촌 은하수 청구처럼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발효된 후 리모델링 추진을 철회하고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샘마을은 선도지구로도 지정되어 평촌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곳 중 한 곳이다. 노후도시계획 특별법과 선도지구 지정으로 사실상 1기 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은 사업은 종말을 맞았다고 봐야한다.

평촌 꿈마을 선도지구 계획
평촌 꿈마을 선도지구 계획

수지 현대성우8단지(용인시 수지구 / 1,239세대 / 215% / 1995년)

수지 성우8단지의 경우 아직 리모델링 사업이 공식적으로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리모델링 사업승인 단계까지 갔으나, 수지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며 재건축 사업성이 생겨버렸고 리모델링 공사비도 상승하면서 주민들의 리모델링 동의 철회가 이어지며 리모델링 사업은 사실상 중단 단계이다.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하고 재건축으로 선회하자는 의견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기존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본 설악주공8단지(군포시 산본동 / 1,471세대 / 183% / 1996년)

산본 역시 1기 신도시로 두 곳의 단지가 선도지구로 지정된 상황이다. 산본 설악주공8단지도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노후도시계획 특별법 발효 이후 리모델링의 추진 동력이 사실상 상실된 상황이다. 2023년 우선협상자였던 쌍용건설이 사업권을 반납하며 사실상 현재 리모델링 사업이 중단된 상황이다. 쌍용건설이 리모델링 사업권을 포기한 이유는 높은 원가 대비 마진이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 강선14단지 두산(고양시 주엽동 / 792세대 / 182% / 1994년)

일산에도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아파트가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선마을14단지 두산이다. 2025년 10월,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조합이 설립 3년 만에 해산되었다. 리모델링 조합 해산과 함께 재건축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선마을14단지는 주엽역 초역세권에 호수공원, GTX-A 킨텍스역과 인접해 있어서 일산 내에서 입지가 좋은 아파트로 꼽힌다.


리모델링을 포기하는 이유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핵심 이유는 크게 아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공사비의 역설

과거엔 리모델링의 시공비가 재건축의 시공비보다 다소 저렴했으나, 최근 인건비가 크게 오르면서 리모델링 사업비가 크게 올라가서 큰 차이가 없어졌다. 리모델링은 공정의 특성상 자동화와 기계화가 어려워서 사람의 힘을 많이 빌려야 한다. 세대 내부로 들어가서 벽을 트고, 콘크리트를 잘라내고 구멍을 내는 일을 전부다 사람이 해야하기 때문이다. 인건비 상승은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진 리모델링 사업에 치명상을 줬다. 리모델링의 시공비용이 신축 공사비와 맞먹는 수준(평당 800~900만 원 이상)으로 올라가버린 상황이다.


2. 평면 구조의 한계

리모델링은 내력벽 제거 제한으로 인해 ‘동굴형(앞뒤로 긴)’ 구조가 나오기 쉬운 반면, 재건축은 최신 4베이(Bay) 평면 구성이 가능하다.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모든 세대를 똑같은 크기로 늘리기가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한 라인에 24평 4개 세대가 있다면, 맨 끝에 있는 세대는 공터에 건물을 올려 확장할 수 있지만 가운데 낀 두 세대는 같은 크기로 확장이 어려운 구조다. 어쩔 수 없이 복층 구조를 선택하기도 하는데 시장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구축의 낮은 천장고를 그대로 써야한다는 점도 리모델링의 큰 단점이다. 소방법 강화와 에어컨 천장 설치로 넣어야 할 것은 늘어났지만 리모델링 특성상 층고를 높일 수는 없다. 원래 낮았던 천장고가 더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하여 동굴형 평면과 함께 답답함을 더 느끼게 된다.


3. 분담금 대비 자산 가치

리모델링은 일반 분양 물량이 적어 조합원 분담금이 높다. 노후도시 특별법에는 재건축 관련 인센티브가 중심으로 반영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리모델링의 메리트가 감소했다. 재건축을 하면 용적률 상향으로 세대수가 크게 늘어나는 반면, 리모델링은 여전히 기존 세대수의 15% 제한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주민들은 “비싼 돈 들일 바에는 차라리 시간이 걸려도 ‘진짜 신축’인 재건축을 하겠다”는 입장이 늘어나고 있다.


정리

    현재 서울 강남과 분당, 수지, 영통의 몇 개 단지를 제외하고는 리모델링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태이다. 특히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1기 신도시 단지들은 대부분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미 이주를 시작했거나 사업이 80% 이상 진행된 단지들은 매몰 비용 때문에 리모델링을 완주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사업이 중간 쯤 진행된 리모델링 단지들이다. 가자니 메리트가 없고, 여기서 덮자니 이미 들인 공과 시간이 아깝다. 이들 아파트들의 결정을 눈여겨 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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